멀리 떠나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버스 노선 하나를 끝까지 타고 내리는 순간, 익숙한 도시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열린다. 종점은 길의 끝이 아니라 시장, 하천, 오래된 상가, 작은 식당, 동네 공원으로 들어가는 조용한 입구다.
이 책은 시내버스 종점 여행을 하나의 생활 여행법으로 제안한다. 노선 고르기, 배차와 막차 확인, 시장과 하천과 공원을 잇는 동선, 비 오는 날의 중단선, 사진을 찍기 전의 태도, 혼자 떠나는 법과 함께 떠나는 법, 12개월 계절별 종점 코스까지 가까운 도시를 낯설게 읽는 방법을 담았다.
종점 여행의 매력은 비용이 낮다는 데만 있지 않다. 출퇴근길에 지워졌던 도시의 여백을 다시 펼치고, 버스 창밖의 변화와 동네의 속도를 천천히 보는 데 있다. 하루의 예산과 체력이 크지 않아도 떠날 수 있는 현실적인 여행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이 다음 주말의 가장 가벼운 출발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