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소설

감성 여행

로런스 스턴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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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10,800 ⓒ
감성 여행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13.4MB이용기기
ISBN9788932476339
책 소개
이 소설의 주인공 요릭은 “프랑스에 가 보신 적이 있나요?”라고 묻는 하인의 말 한마디에 여권도 없이 홧김에 훌쩍 프랑스행을 결심하고,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수도승에게 매몰차게 모욕을 주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인물이다. 호감을 느낀 여성에게 자신이 수도승에게 저지른 무례함이 발각되어 나쁜 인상을 줄까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그 수도승과 담뱃갑을 교환하며 황급히 화해를 청하는 식이다. 여권도 없이 국경을 넘은 탓에 경찰의 추적을 받기도 하지만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 백작을 만나 위기를 넘기고, 급기야 처음 보는 숙녀 일행과 같은 방을 쓰는 황당한 상황까지 맞닥뜨린다. 이처럼 유쾌하고 좌충우돌한 여행기지만, 로런스 스턴이 이 작품을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안다면 그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스턴은 8년에 걸쳐 연재하던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의 집필을 중단하면서까지 이 책에 매진했고, 훗날 이를 가리켜 자신의 “구원의 작품”이라 불렀다. 2권까지 집필한 뒤 얼마 안 가 사망했으니 죽음을 목전에 두고 유언처럼 써 내려간 글인 셈이다.
작가로 등단한 이후 스턴은 편지 수신자에 따라 자신을 스턴, 트리스트럼 또는 요릭으로 서명하곤 했고, 1760년 종교계의 반발을 일으켰던 첫 설교문집에 『요릭 씨의 설교집』이라는 제목을 붙였던 것을 보면, 그가 요릭을 소설 속 등장인물을 넘어 자신의 다른 자아를 대변하는 인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파격적인 형식의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가 스턴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요릭을 전면에 내세운 『감성 여행』 역시 작가의 또 다른 분신을 투영한 역작이다.

라블레, 세르반테스로 이어지는 희극 정신의 계보를 완성한
로런스 스턴의 가장 유쾌한 걸작

요릭의 여행은 유럽 대륙 유람을 필수 교양으로 여기던 신사 계층의 관습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막상 프랑스에 도착한 그는 외국인에게 적대적인 법과 낯선 타자 앞에서 잔뜩 경계심을 세운다. 극장에서는 누군가의 난처한 상황을 목격하고 혼자 안절부절못하다가, 옆자리 노장교의 고갯짓 한 번으로 허무하게 해결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슬피 우는 여인 마리아에게 연민을 느끼며 서로 눈물을 번갈아 닦아 주는 일을 반복하고, 처음 보는 숙녀 일행과 졸지에 같은 방을 쓰고 말다툼까지 벌인다.
여행 중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고 흔들리는 요릭을 두고 도덕성이 결핍됐다고 비판하는 평자도 있지만, 이 작품은 그의 유동적인 감정 변화를 정직하게 묘사하면서 사랑 없이 도덕적 감성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준다. 요릭은 타자와의 교류를 통해 활력을 얻고, 자신의 더 나은 본성을 깨어 있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수도승에게 상처를 준 직후 가슴을 치며 괴로워하고, 타인에게 품었던 근거 없는 적개심에 스스로 염증을 느끼며 자책한다. 서툴지라도 양심이 건강하게 살아 있는 이 불완전한 인간상은, 명사가 되기 전 「양심의 오남용에 대하여」라는 설교문을 따로 출판했을 정도로 병들어 가는 인간의 양심을 되살리는 일에 집중했던 스턴의 문제 의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감성 여행』은 이러한 오염된 양심과 타자를 향한 적개심을 극복할 돌파구로 ‘희극 정신’을 내세운다. 평생 경제적 빈곤과 병약한 목사라는 멍에를 짊어졌던 스턴은, 세

목차
제1권
제2권

주
해설 트리스트럼에서 요릭으로 - 타자와의 에로스적 연대감을 찾아서
판본 소개
로런스 스턴 연보

작가 소개
  • 작가로런스 스턴
  • 번역김정희
Laurence Sterne
계몽주의 시대의 주류에 맞서 파격적인 실험과 희극 정신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탐구한 로런스 스턴은 당대의 시대정신을 넘어선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평가받는다. 1713년 아일랜드 클론멜에서 영국군 하급 장교인 로저 스턴과 영내 매점 상인의 딸인 아그네스 너틀 사이에서 태어났다. 1723년 영국 요크셔 핼리팩스에 있는 히퍼홀름 학교에 입학했으며, 이어 1733년에 케임브리지대학교 지저스 칼리지에 들어가 1737년에 학사 학위를, 1740년에 석사 학위를 받았다. 1738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고, 당시 요크의 부주교 등 주요 성직을 맡고 있던 삼촌 자크의 도움으로 요크 인근에 있는 서튼 온 더 포리스트의 교구 목사가 되어 20년간 몸담았다. 2년간의 구애 끝에 1741년 엘리자베스 럼리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외동딸을 두었다.
스턴의 문필 인생은 설교문을 쓰는 것과 정치적 야망이 강했던 삼촌 자크의 요청으로 정치적 기사를 쓰는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작가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실험해 본 최초의 작품은 1759년 1월에 출간한 『정치적 로맨스』다. 요크 교회의 대주교 특별 재판권을 둘러싼 분쟁을 풍자한 이 작품은, 당황한 교회의 요청으로 수거돼 소각되었고, 단 여섯 부만 살아남았다. 이 경험을 계기로 스턴은 자신의 글 쓰는 재능을 확인하게 되었고, 방향을 변경해 실제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 패러디의 양식을 차용해 인간의 보편적 문제점을 유머러스하게 탐색한 작품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를 집필했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유럽에서 커다란 파장을 일으켜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에서 번역본이 나왔다. 이 책의 성공에 힘입어 자신의 설교집 『요릭 씨의 설교집』을 출간하는데, 이때도 『햄릿』에 나오는 해골 임자이자 궁정 광대인 ‘요릭’을 저자로 제시한 부적절성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후 8년에 걸친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집필을 중단하고 훗날 자신의 “구원의 작품”이라 밝힌 『감성 여행』 집필에 착수한다. 스턴이 총 4권을 집필할 계획이었던 『감성 여행』은 당대의 고정관념을 깨고 인간의 복합적 본성과 그 역학을 가장 유쾌하게 그린 18세기 영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평생 폐가 나빠 고생하던 스턴은 1768년 2월 이 책의 제1, 2권을 출판한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지병이던 폐 질환이 악화되어 런던의 한 하숙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출판사
을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