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시, 같은 35도. 에어컨이 켜진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과, 전기요금이 걱정되어 에어컨 버튼 앞에서 망설이는 학생에게 그 더위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기후위기는 흔히 '지구 전체의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그 문제가 각자에게 내려앉는 방식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기후를 과학의 눈이 아니라 삶의 조건으로 봅니다. 도시의 열섬과 세대 간 정의에서 출발해, 식탁 위의 기후와 물을 둘러싼 갈등, 기후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재난의 불평등, 건강과 기후까지 누가 더 크게 당하는지를 하나씩 짚습니다. 3부에서는 탄소 발자국과 기업의 책임, 현재·누적·1인당이라는 서로 다른 배출 기준을 비교하고, '친환경'이라는 말의 함정도 짚습니다. 4부는 파리협정과 청소년 기후소송 같은 국제 약속에서 정의로운 전환, 성장과 환경 사이의 어려운 선택, 기후와 민주주의까지 시민의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이 책은 어느 편을 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판단에 필요한 질문과 기준을 건넵니다. 모든 장 끝의 탐구 노트로 개념을 정리하고 데이터를 직접 비교해 보며, 부록의 탐구 질문 10개와 보고서 설계 가이드로 수행평가·주제탐구까지 이어 갑니다.
성장과 환경, 책임과 형평 사이에서 단순한 정답을 경계하고, 스스로 따져 볼 수 있도록 자료의 출처와 방법을 함께 적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