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한때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경제 강국이었습니다. 문화의 수도라 불렸고,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어 하는 도시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나라를 부르는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유럽의 병자. 왜 그런 별명이 붙었을까요.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필자는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사회주의나 자본주의를 논할 만한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저 매일 아침 출근하고, 세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물가가 오르면 한숨을 쉬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그런 사람이 왜 프랑스라는 먼 나라의 정치 이야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부자한테 더 걷어서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말이, 왜 어떤 나라에서는 그토록 처참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듣기에 참 좋습니다. 정의롭게 들리고, 따뜻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좋은 말이항상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프랑스의 지난 5년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은 프랑수아 올랑드입니다. 2012년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좌파 진영 특유의 이상을 안고 권좌에 올랐습니다. 부자에게는 세금을 더 걷고, 그 돈으로 서민의 삶을 보듬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 뒤, 그의 지지율은 4%까지 떨어졌습니다. 프랑스 공화국 역사상 최악의 숫자였습니다. 그는 결국 재선 도전조차 포기한 최초의 현직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요. 그의 뜻이 나빴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는 진심으로 서민을 돕고 싶어 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의 전부입니다.
필자는 이 책에서 어떤 정치적 결론을 강요하고싶지 않습니다. 다만 한 나라가 겪었던 실제 사례를 통해, 좋은 의도와 좋은 결과가 항상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싶을 뿐입니다. 정책은 숫자로 설계되지만, 그 숫자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세금이 오르면 사람은 떠나고, 규제가 심해지면 시장은 얼어붙습니다. 이 단순한 이치를 외면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프랑스는 우리에게 생생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책이 어떤 정답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좋은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습니다. 부자에게 걷어서 나누어 주면, 정말로 모두가 행복해질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