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대면 문이 열리고, 위치를 켜면 길과 배달이 따라오며, 카메라는 안전을 약속한다. 불편은 줄었지만 우리의 얼굴, 동선, 출입 시간, 소비 습관은 더 촘촘하게 기록된다. 감시는 더 이상 거친 통제의 얼굴로만 오지 않는다. 빠른 인증과 정확한 추천, 안전한 귀가라는 친절한 이름으로 일상에 들어온다.
이 책은 CCTV, 생체인증, 위치정보, 출입통제, 배달앱, 근태 앱, 차량과 집 안 센서까지 생활 곳곳의 감시 구조를 해부한다. 기록이 왜 필요한지에 머물지 않고, 목적이 바뀌는 순간, 서로 다른 데이터가 결합되는 과정, 위험 점수와 자동 분류가 사람의 기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추적한다. 열람권과 삭제권, 동의 철회, 설명 요구와 이의 제기 같은 시민의 권리도 실제 장면과 함께 정리한다.
편리함을 모두 포기하자는 책이 아니다. 필요한 기술은 좁게 쓰고, 수집은 최소화하며, 보관 기간과 접근 권한을 분명히 하자는 제안이다. 앱 권한을 누르기 전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공동체가 감시 기술을 도입할 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독자에게 판단의 기준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