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에서 출간된 이래 6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고슴도치의 소원』 후속작 『고슴도치의 행복』원제: De egel, dat ben ik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고슴도치의 소원』이 누군가를 초대하고 싶지만 거절당할까 봐 두렵고, 방문을 받으면 부담스럽고, 혼자 있으면 외롭고, 함께 있으면 피곤한 ‘고슴도치’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나도 고슴도치인 것 같다”는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외로움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책으로 자리매김했다면, 신작 『고슴도치의 행복』은 ‘나는 누구인가? 나다운 건 대체 뭘까?’라는 정체성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슴도치, 그게 나야”라는 소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거울 앞에 선 고슴도치가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난 지금 어떻게 생겼지?”라고 자문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뾰족한 가시, 어제보다 하나 더 늘어난 이마의 주름. 고슴도치는 묻는다. “이 가시만 없으면, 나는 조금 덜 외로울까?”
신작 『고슴도치의 행복』은 61편의 짧은 에피소드를 통해 고슴도치가 자신의 가시를 미워하고, 팔려고 내놓고, 자르고, 다시 자라나길 기다리는 일련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주변에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혼자 있을 때는 “나 정말 괜찮은 거 맞나” 자문하는 사람들, 특별해지고 싶지만 특별해지려고 애쓰는 것도 지쳐버린 사람들, 나다운 게 뭔지 몰라 오늘도 고민으로 잠 못 드는 우리를 위한 책이다.
줄거리
어느 고요하고 평범한 날, 고슴도치의 머릿속을 스친 의문. “왜 나에게는 가시가 있을까?” 평생 몸에 달고 살아왔지만, 이 날카로운 가시들이 나를 지켜주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을 향한 문을 가로막는 것인지 고슴도치는 알 수 없어 깊은 고민에 빠진다. 고슴도치는 모두가 읽고 싶어 하지만 정작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책을 쓰려 한다. 시간의 흐름을 좋아하면서도 그 영원한 신비 앞에서는 진저리를 치며, 때로는 자신의 가시를 가져갈 동물을 찾는 엉뚱한 편지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숲속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홀로 남겨진 방 안에서도 행복의 정체는 여전히 모호하기만 하다. 왜 모든 것은 항상 같으며 변하지 않을까? 가시는 나를 외롭게 만드는 걸까, 아니면 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걸까? 행복해지려면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가 되어야 할까? 자신의 가시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대단한 성취나 변화 없이도 ‘나다운 모습’ 그 자체에서 평온을 찾아가는 고슴도치의 다정한 자기 수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