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은 국회와 방송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가족 단톡방의 링크 하나, 회의실의 반대 의견, 동네 커뮤니티의 주차 민원, 댓글 한 줄이 관계와 소속감을 건드리면서 작은 공론장은 먼저 무너진다. 의견이 다른 것이 곧 나를 공격하는 일처럼 느껴지면 대화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싸움이 된다.
이 책은 거실, 직장, 동네, 댓글창, 추천 알고리즘을 오가며 대화가 좁아지는 경로를 추적한다. 침묵이 합의처럼 보이는 회의, 익명이 이웃의 얼굴을 지우는 게시판, 분노를 오래 붙잡는 추천 화면, 정치인의 말투가 일상 언어로 내려오는 과정을 살핀다. 팩트체크만으로 상대를 설득하기 어려운 이유와 음모론을 반박할수록 믿음이 강해지는 순간도 다룬다.
해법은 모두가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주장을 분리하는 문장, 질문을 먼저 세우는 순서, 반박을 멈출 기준, 사과와 보류 뒤에 대화를 재개하는 약속을 제시한다. 싸우지 않는 사회보다 다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대화 운영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