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를 목격했다고 말한 순간, 어디선가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표정도, 말투도 어딘가 인간답지 않다. 그리고 짧은 경고를 남긴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맨 인 블랙Men in Black'—영화 속 유쾌한 비밀 요원이 아니라, 70년 넘게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어 온 실제 목격담 속의 그들이다. 1947년 모리섬 사건부터 1953년 알버트 벤더의 충격적인 증언,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보고된 수십 건의 조우 사례까지—이 책은 그 흩어진 증언들을 하나하나 모아 patterns을 읽어낸다.
이 책은 단순히 기이한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는다. 목격 사례와 증언2~4장을 촘촘히 검토한 뒤, 외계인과의 연관성, 조직의 특성, 그리고 그 유명한 머제스틱-12MJ-12 비밀조직설5~7장을 파고들고, 마지막으로 UFO 연구자 닉 레드펀Nick Redfern의 저서 《The Real Men in Black》이 제시한 틀을 빌려 네 가지 핵심 가설—사설 비밀조직설, 국가기관설, 사이비 집단·심리적 현상설, 초자연·외계 존재설—을 근거와 한계의 저울 위에 나란히 올려놓는다8~13장.
그리고 이 책은 분명한 결론에 도달한다. 맨 인 블랙은 초자연적 존재도, 외계인의 대리인도, 순수한 도시전설도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들은 냉전이 낳은 비공식 국가기관—국가와 느슨하게 연계된 채 문서로 남지 않는 방식으로 운용된 역정보disinformation 전파 조직의 요원들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검은 양복이라는 형식조차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20세기 모더니즘이 완성한 관료제의 미학이자, 냉전이 요구한 얼굴 없는 권위의 시각 언어였다.
맹목적인 믿음도, 성급한 조롱도 아닌 태도로 70여 년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이 책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 도달한다.
국가는 국민에게 무엇을 감출 권리가 있으며, 그 경계는 누가 정하는가.
UFO와 음모론, 냉전사와 대중문화14장를 넘나드는 이 탐사의 끝에서, 독자는 스스로 판단할 근거를 손에 쥐게 된다. 맨 인 블랙 미스터리는, 아직 이시대에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