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중반의 어느 봄 아침, 주정자는 경민대학 주차장에서 무릎이 꺾였다. 뼈와 뼈가 맞닿는 소리가 났다. 혼자 일어설 수 없었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고, 주변은 휠체어를 준비하라고 했다. 수십 년을 칼 앞에 서서, 강의실을 누비며, 법무부·노동부·국방부까지 1만 시간 넘게 강단에 섰던 사람이 쓰러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산에 올랐다. 허덕이며 산을 오르다 길가에 돋아난 쇠비름 한 줄기를 만났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25년, 그녀는 새벽마다 산에서 산야초를 캐고, 항아리에 담고, 기다렸다. 실패한 항아리가 수십 개, 그러나 포기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이 책은 효소 입문서가 아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몸과 다시 친해지기까지의 기록이다. 조리 명인이자 발효 연구가인 주정자는 국가기술자격시험 심사위원으로 30년, 강의 경력 1만 시간 이상을 가진 대한민국 조리 교육의 살아있는 역사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녀는 명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 돌아온다. 무릎이 꺾인 날, 처음으로 타인의 손을 잡고 일어선 날, 항아리 앞에 혼자 앉아 눈물도 없이 조용히 앉아있던 날.
발효는 기다림이다. 그리고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다. 매일 항아리의 냄새를 맡고, 색을 확인하고, 뚜껑의 물방울을 세는 것이다. 주정자는 그 기다림 속에서 서두르는 법을 잊었다. 빠르게 먹는 버릇이 사라지고, 사람의 말을 더 오래 듣게 됐다. 항아리가 그녀를 바꿨다.
3년이 지난 효소는 다르다. 씁쓸하면서 달고, 달면서 따뜻한 맛. 음식이라기보다 시간의 맛이다. 이 책도 그렇다. 처음 한 장을 넘기면 가볍게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묵직하고 따뜻한 무언가가 남는다. 그것이 발효의 힘이고, 주정자가 25년 동안 만들어온 것이다.
암 투병 중인 여동생에게 처음 건넨 효소 한 숟갈, 교도소 강의실에서 만난 체념한 눈빛들, 인슐린 주사 앞에서 '3개월만 해보겠다'던 당뇨 환자의 이야기, 그리고 마늘 효소 레시피를 특허 대신 무료 강의로 퍼뜨린 이유. 이 책에는 기술이 아닌 사람이 있다. 효소를 통해 삶이 바뀐 수많은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가 있다.
일흔이 넘은 지금, 주정자의 혈압·당뇨·콜레스테롤 수치는 모두 정상이다. 먹는 약이 없다. 매일 수영을 하고 필라테스를 한다. 산에도 오른다. 그녀의 몸이 이 책의 가장 강력한 증거다. 당신도 당신의 증거를 만들 수 있다. 오늘, 지금, 한 스푼에서 시작하면 된다.
발효는 서두르면 실패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주정자, 본문 중에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
✔ 25년 임상 경험이 담긴 효소 발효의 핵심 원리와 가짜 효소 구별법
✔ 24절기별 산야초 채취 지도와 초보자 효소 담그기 완전 체크리스트
✔ 당뇨·고혈압·암 환자를 위한 주정자식 효소 음용법과 식단 가이드
✔ 만능 효소 소스 4종 레시피 — 오늘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실전 요리
✔ 독소를 빼는 21일 식단 일기 — 몸의 변화를 직접 기록하는 워크북
✔ 한 사람의 삶이 통째로 담긴 감동적인 치유의 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