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잔고가 늘면 곧 주가가 떨어지고, 공매도 비중이 높으면 악재가 확정됐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빌린 주식의 잔고, 당일 공매도 거래, 보고 기준을 넘은 순보유 포지션은 서로 다른 대상을 다른 시점에 측정한다. 숫자를 하나의 이야기로 억지로 묶는 순간 데이터는 경고등이 아니라 오판의 연료가 된다.
이 책은 공매도 관련 지표를 흐름과 잔고, 수량과 금액, 체결일과 보고일로 나누어 읽는 법을 제시한다. 대차와 대주, 차입과 매도의 두 시계, 거래대금 비중의 분모, 순보유잔고의 공개 기준을 먼저 정리한 뒤 가격과 잔고의 조합으로 숏커버링의 흔적을 찾는다. 유통물량, 차입비용, 거래량이 함께 압축될 때 나타나는 숏스퀴즈와 단순 급등의 차이도 분명히 가른다.
공매도 데이터는 매수와 매도를 대신 결정해 주는 신호가 아니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추정이며 어떤 조건에서 가설을 폐기해야 하는지 보여 주는 위험지도다. 하루 급증 수치에 반응하기보다 5일과 20일의 누적 구간, 업종과 시가총액 기준선, 이벤트 달력을 함께 대조하면 숫자에 끌려가지 않고 숫자를 심문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