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존의 헌법 교과서와는 다르다. 법적 정의, 법이론으로 시작하는 대신, 문제 자체에서 출발한다. 대통령 권력의 집중, 정치적 양극화, 탄핵심판, 입법부의 재량권, 불안정한 노동, 소송 폭증, 재판 지연, 사법권의 독립, 경제 권력, 기업 권력, 플랫폼 지배구조, 인공지능, 그리고 탈진실 시대의 민주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공통된 헌법적 질문을 던진다. 권력이 더 이상 국가의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 시대에, 입헌 민주주의는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권력은 대통령, 의회, 헌법재판소, 법원, 행정기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장, 기업, 플랫폼, 알고리즘, 전문 엘리트, 정보 시스템, 그리고 SNS에도 존재한다. 권력은 사람들이 일하고, 말하고, 소송하고, 투표하고, 소비하고, 조직하고, 현실을 이해하는 모든 환경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헌법은 헌법 조문을 넘어서도 보아야 한다. 헌법 규범이 사회생활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헌법사회학은 권리가 실제로 보호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실, 제도, 동기, 갈등, 그리고 침묵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이 헌법사회학의 연구 목적이다. 헌법사회학은 헌법 해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킨다.
헌법사회학은 헌법 규범이 정치 문화, 경제적 불평등, 재판 지연, 기업 권력, 노동 불안정, 플랫폼 의존성, 그리고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과 만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질문한다. 따라서 이 책은 헌법 규범을 헌법 사실과 함께 읽어낸다. 이를 위해 헌법 해석, 헌법 사실의 분석, 분쟁 전환의 사회학, 마크 갤런터Marc Galanter의 '소송 화산' 은유, 그리고 저자의 법제도 진단법 등 여러 도구를 활용한다. 이 방법론은 구조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실제 적용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헌법적 문제를 파악한다.
둘째, 그 문제의 배경에 있는 사회적, 제도적 입법 사실을 검토한다.
셋째, 피해가 어떻게 불만으로, 불만이 어떻게 청구로, 그리고 청구가 어떻게 분쟁으로 발전하는지 질문한다.
넷째, 제도적 실패를 진단한다. 정보 비대칭, 권력 비대칭, 거래 비용, 집행 비용, 책임 회피, 경로 의존성, 또는 규제 포획 등이 그 예이다.
다섯째,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적 신뢰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헌법 원칙을 재구성한다.
이 책에서 논의되는 한국의 헌법정치 사례들은 단순히 지역적 특이 사항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한국의 사례들은 다수 입헌민주국가의 헌법 실험실로 간주된다. 한국의 민주화, 제왕적 대통령제, 대통령 탄핵심판, 정치적 양극화, 경제적 양극화와 경제력의 집중, 노동 시장의 유연성, 사법권의 불신, 플랫폼 권력, 인공지능, 그리고 탈진실 정치 현실은 현재 글로벌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헌법사회적 문제를 드러낸다.
독자들은 법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각 장은 구체적인 헌법 문제에서 시작하여 민주적 입헌주의라는 더 넓은 문제로 나아간다. 한국적 맥락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글로벌적이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권력이 분산되고, 사유화되고, 디지털화되며, 종종 보이지 않는 시대에 맞게 입헌민주주의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은 국가권력을 견제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헌법은 또한 사적 권력, 경제력, 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