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를 접고 자르고 묶어서 책을 만드는 일, 즉 제책製冊의 전 과정을 총망라한 『제책 매뉴얼』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독일의 북 디자이너 프란치스카 모를로크와 미리암 바셸레프스키가 3년에 걸쳐 세계 최고의 제작 업체들과 함께 인쇄 후 가공에 관련한 온갖 조언과 요령을 분석하고 기록해 완성한 이 책은, 독일 헤르만 슈미트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북 디자인 분야의 필수 참고서로 자리 잡았다. 인쇄소의 지게차용 깔판 위에 쌓여 있는 별 볼 일 없는 전지는 접지하고, 정합하고, 제책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이 열망하는 손에 잡히는 3차원의 물체, 곧 책이 된다. 『제책 매뉴얼』은 바로 이 마지막 단계, 그러나 책의 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계를 디자이너와 제작 담당자의 관점에서 파헤친다.
한국어판은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다. 원서의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분은 실제 국내에서 진행하는 책매기 방법으로 바꾸어 실었으며, 본문 속 매뉴얼은 열린책들 제작 담당자뿐 아니라 열린책들과 함께 일하는 제작 업체가 직접 감수했다. 독일과 한국의 제책 현장을 오가며 다듬어진, 지금 이곳의 실무에 바로 쓸 수 있는 매뉴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