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을 뚫고 나오려 투쟁한다 .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한 세기 동안 청춘의 필독서였던 헤르만 헤세의 영원한 성장소설
1919년, 전쟁의 폐허 위에서 "에밀 싱클레어"라는 무명작가의 소설 한 편이 독일 청년들을 사로 잡았다. 신인에게 주어지는 폰타네상이 수여되자 저자는 상을 반납하며 자신을 밝혔다 . 이미 명성을 얻은 작가 헤르만 헤세였다 . 기성의 이름을 버리고서라도 새로운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던 이 작품이 바로 『데미안』이다 .
소설은 열 살 소년 에밀 싱클레어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 부모의 품이 지켜주는 밝고 올바른 세계와, 그 바로 곁에서 들끓는 어둡고 금지된 세계 . 두 세계 사이에서 흔들리던 싱클레어 앞에 데미안이라는 소년이 나타난다 . 카인의 표식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 ,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상징 , 선과 악을 아울러 품은 신 아브락사스 . 데미안이 던지는 물음들은 싱클레어를 안락한 껍질 밖으로 ,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 위로 밀어낸다 .
『데미안』은 융 심리학의 세례를 받은 헤세가 제 1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서 써 내려간 내면 탐구의 기록이다. 베아트리체를 향한 동경 , 피스토리우스와의 대화, 에바 부인이라는 궁극의 형상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이 자기 운명을 찾아가는 여정이 꿈과 상징의 언어로 펼쳐진다 . 출간 후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이 여전히 청춘의 책인 이유는 단 하나다 .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보다 어려운 길은 없고 , 그 길을 대신 걸어줄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