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의 기초The Bases of Modern Science, 1928
영국의 대중과학 저술가이자 문필가 J.W.N. 설리번이, 단 하나의 수식도 쓰지 않고 근대 물리학의 개념적 토대를 문학적 필치로 풀어낸 과학 에세이다.
설리번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서 시작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그리고 양자론의 태동에 이르기까지, 과학이 어떻게 세계관을 형성하고, 또 근본적으로 재편했는지 섬세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단순한 물리학 개론서가 아니다. 설리번은 과학이란 본질적으로 자연의 합리성을 믿는 ‘신념의 행위’임과 동시에, 절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지적 ‘모험’이라고 말한다. 그는 뉴턴이 그려낸 절대 공간과 시간의 개념에서부터, 에테르의 등장과 몰락, 에너지 보존과 열역학 법칙의 확립, 전자와 방사능의 발견, 전자기학의 통합, 그리고 비유클리드 기하와 시공간 곡률로 통합된 중력 이론까지, 고전 물리학이 누리던 영광과 위기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되짚는다.
1928년이라는 시대적 맥락에서, 에테르는 이미 미친 기술자의 망상 같은 ‘유령’이 되어 사라지고, 보어의 원자 모형이 최신 이론으로서 제 위치를 찾았으며,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가 이끄는 양자역학이 이제 막 태동하여 그 의미조차 또렷이 잡히지 않은 채 출렁인다.
설리번은 끝내 과학이 궁극적으로 ‘실체’가 아닌 ‘구조’를 다루는 길로 들어섰다고 바라보며, 모든 것이 단순 환원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 창발성과 가치의 차원을 실재 안에 포함하려는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 같은 사유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남긴다. 진실과 명료함이 경시되는 세상에서 물리학을 '이상의 피난처'이자 '인간이 세운 가장 정직한 기념비'로 평가하는 이 책은, 과학적 문명이 낳는 규격화된 인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해라는 인간의 근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적 여정의 본보기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