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차마 쉽게 읽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 하갈의 추방, 디나의 침묵, 입다의 딸, 레위인의 첩, 밧세바와 우리야, 다말, 욥의 고난, 대답 없는 시편, 그리고 계시록의 무서운 심판까지. 어떤 본문은 너무 잔인하고, 어떤 본문은 너무 불공평해 보이며, 어떤 본문은 하나님마저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성경을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보았지만 쉽게 말하지 못했던 질문들, 설교와 성경공부에서 자주 지나쳐 버린 본문들, 읽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 장면들을 한 장씩 정면으로 다룬다. 그리고 묻는다. 하나님은 왜 이런 이야기를 성경에서 지우지 않으셨는가? 이 본문은 무엇을 고발하는가? 인간의 죄와 공동체의 실패는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 그 속에서 하나님은 누구의 편에 서 계시는가?
이 책은 성경의 불편함을 없애려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 불편함을 정직하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약자의 몸과 눈물, 공동체의 침묵, 왕권과 종교의 왜곡, 전쟁과 보복의 논리를 하나씩 짚어 가면서, 성경이 정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는다. 그리고 끝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다시 묻는다. 하나님은 폭력을 어떻게 대하시는가? 하나님은 왜 그 한가운데로 직접 들어오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