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1원에 고정된다는 말만으로 토큰이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화면에 찍힌 1원이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지, 무엇이 그 가치를 받치고 있는지, 대규모 상환이 몰릴 때도 액면가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먼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빠른 결제 기술이면서 동시에 은행 조달, 플랫폼 권력,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를 바꿀 수 있는 제도 설계다.
이 책은 승인·청산·최종결제의 차이에서 출발해 준비자산, 분리 보관, 상환권, 발행자 자격을 하나씩 연결한다. 예금이 지갑으로 옮겨갈 때 은행 대출과 금리가 어떻게 흔들릴 수 있는지, 플랫폼이 지갑과 가맹점 데이터를 장악할 때 어떤 경쟁 규칙이 필요한지, 해외송금에서 환전과 현금화가 왜 다시 병목이 되는지도 살핀다.
오송금·도난·사기, 거래 동결과 취소, 개인정보와 추적의 경계, 스마트계약 오류와 되돌림 비용까지 정상 거래보다 실패한 날의 순서를 중심에 둔다. 은행 중심 모형, 비은행 허가형, 단계적 개방이라는 세 갈래를 비교하며 특정 승자를 예언하지 않고 구조를 판독하는 질문을 제공한다. 디지털 원화의 가능성과 위험을 같은 장부에서 읽고 싶은 독자에게 필요한 입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