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S. S. 밴 다인의 장편 추리 소설 『돔대니얼 카페 살인 사건』의 원제는 『그레이시 앨런 살인 사건 The Gracie Allen Murder Case』으로 작가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 11번째 작품이다.
작가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원제목이 전부 『The ****** Murder Case』라는 형식으로 고정되어 있다. 12편 가운데 11편이 『The Bishop Murder Case』 『The Canary Murder Case』 등 알파벳 6개만 바꾸어서 제목을 만들었다. 작가가 소설 제목에 알파벳 6개를 고집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작가 나름 자신의 추리 소설 시리즈에 독창성을 부여하려는 발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돔대니얼 카페 살인 사건』만 예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도 등장인물들의 이름 알파벳 개수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미스터리한 내용을 집어넣어 흥미와 신비감을 자아냈다. 이는 미국인들의 관심이 많은 수비학숫자 점술을 작품에 투영한 것이지만, 심각한 미래 예언 따위보다는 가벼운 정신적 유희를 즐기게 했다.
내용을 보자면, 교도소에 수감 중인 ‘말똥가리’라는 별명을 가진 중범죄자가 탈옥하고, 이 사건을 둘러싸고 밴스 탐정과 검사, 형사 그리고 총명한 아가씨 그레이시 앨런이 벌이는 활약상을 담았다.
‘돔대니얼’은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수중 궁전으로 악령들이 산다는 전설상의 공간이다. 따라서 돔대니얼이라는 카페 명칭 역시 신비감과 함께 두려움과 호기심, 공포, 불안을 느끼게 하여 작품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드는 도구이다.
뉴욕시의 돔대니얼 카페를 배경으로 탐정이나 형사의 예측을 비웃기라고 하듯 엉뚱한 사건이 터지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지고 음울하고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청순하고 발랄한 아가씨 그레이시 앨런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어둡게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엉뚱한 구석이 있으면서도 활발하고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그레이시 덕분에 짙은 안개에 쌓인 듯하던 사건은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