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에 탄 그 누구도 목적지를 기억하지 못할 때, 우리는 도착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951년 당대 최고의 SF 잡지 《갤럭시 사이언스 픽션》에 게재된 이래, 고전 ‘세대 우주선(Generation Ship)’ 장르의 숨겨진 보석으로 평가받는 밀턴 레서의 명작 단편 《경이의 감각 (The Sense of Wonder)》이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된다.
태어나고, 짝을 짓고, 죽어가는 인간의 모든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인공지능 기계 ‘계산기’의 지배 아래, 우주선 내부를 오직 유일한 ‘세상’으로 믿으며 살아가는 인류. 그 안에서 청년 리쿠드는 관측창 너머 깜빡이는 중심 별의 기묘한 ‘변화’를 목격한다. ‘변화’와 ‘가변성’이라는 단어조차 금기이자 무의미한 개념이 되어버린 폐쇄적인 디스토피아 사회 속에서, 시스템의 균열을 자각한 한 인간의 날카로운 사유와 숨 막히는 탈출기가 서스펜스 넘치게 펼쳐진다.
1950년대 냉전기 미국의 맹목적인 순응주의와 전체주의를 풍자했던 이 고전 SF는, 오늘날 알고리즘과 빅데이터에 삶의 선택권을 양도한 채 ‘기계 속의 작은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는 2020년대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서늘하고 묵직한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안락한 통제 세계의 버저 소리를 부수고, 날것 그대로의 거대한 ‘진짜 우주’와 대면할 때 피어나는 인간 지성의 회복, 그 찬란한 ‘경이의 감각’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