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언제부터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반드시 가져야 할 ‘자산’이 되었을까?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도 내 집 마련까지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전세는 누군가에게는 내 집으로 올라가는 사다리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보증금과 빚이 얽힌 함정이 된다. 전국에는 빈집이 늘어나는데도 사람들이 원하는 도시와 주거지는 갈수록 비좁아진다.
《사는 곳》은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거나 특정 지역의 투자를 권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오늘날의 집을 둘러싼 변화를 개인의 능력이나 선택이 아닌 사회와 경제의 구조에서 살펴본다.
거주 가치와 자산 가치의 분리, 소득보다 빠르게 멀어진 주택가격, 한국 특유의 전세 구조, 빈집 증가와 도시 집중의 공존, 생애 자산 대부분이 집 한 채에 묶이는 현실까지. 다섯 개의 변화를 따라가며 우리가 서 있는 주거의 좌표를 차분하게 그린다.
집을 사지 못한 것이 개인의 게으름 때문인지, 사다리 자체가 길어진 것인지 궁금했던 독자에게 필요한 책이다. 무엇을 사고팔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집이 내 삶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나비 좌표’ 시리즈 세 번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