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전설적인 수학자 존 콘웨이가 매듭 하나를 발견했다. 겉보기엔 평범했지만, 그 매듭이 '슬라이스'인지 아닌지 — 즉 4차원 공간에서 매끄럽게 채워질 수 있는지 — 는 반세기가 지나도록 아무도 확정하지 못했다. 시그니처, 다항식, 호몰로지 이론까지, 20세기 매듭이론이 쌓아 올린 거의 모든 도구가 이 매듭 앞에서 무력했다.
2018년 여름, 텍사스 대학교의 대학원생 리사 피키릴로는 학회에서 우연히 이 문제를 접했다. 그는 이것을 '진짜 연구'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이 개발하던 기법을 시험해 볼 놀이터쯤으로 생각하고 퇴근 후 틈틈이 손을 댔다. 그리고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반세기의 수수께끼는 풀렸다.
이 책은 그 사건 하나에서 출발해, 왜 하필 4차원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파고든다. 3차원에서도, 5차원 이상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이 기묘한 현상 — 겉모습은 완전히 같지만 매끄러운 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국적exotic' 공간의 존재 — 은 도널드슨과 프리드먼이라는 두 필즈상 수상자의 이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서 태어났다.
매듭 하나, 사람 하나, 그리고 그 사람이 딛고 선 40여 년의 수학사. 오래된 난제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그 붕괴가 왜 여전히 새로운 질문들을 낳고 있는지를 따라가는 대중 수학 교양서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것
· 반세기 난제를 일주일 만에 푼 실제 사건의 전말
· 매듭이론과 4차원 위상수학을 수식 없이 그림과 비유로
· 필즈상 수상자 도널드슨·프리드먼의 이론적 충돌
· 리사 피키릴로 인물 소개와 참고문헌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