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전구가 진실이고 종이등이 거짓이라는 해석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너무 쉽게 만든다. 블랑시가 빛을 가리는 행동에는 허영뿐 아니라 기억의 공포와 사랑받고 싶은 욕망, 잠시라도 견딜 현실을 만들려는 방어가 함께 들어 있다. 그러나 상처가 그의 은폐와 타인에 대한 침범을 모두 면책하지도 않는다. 『블랑시의 환상』은 환상과 현실의 대립을 넘어 진실을 누가 어떤 힘으로 사용하는지 묻는다.
욕망·묘지·엘리시안 필즈의 실제 노선, 얇은 커튼으로 나뉜 두 방짜리 집, 벨 리브의 잔해와 나폴레옹 법전, 종이등과 바르수비아나 폴카, 블루 피아노와 기관차 소리를 무대의 서술자로 읽는다. 대사보다 먼저 움직이는 몸과 사물, 공간의 동선이 블랑시와 스탠리, 스텔라와 미치의 선택 범위를 어떻게 바꾸는지 추적한다.
사실 확인이 심문과 굴욕으로 변하는 순간, 생계와 욕망이 스텔라의 믿음을 좁히는 과정, 마지막 퇴장이 여러 목격자의 행동으로 완성되는 장면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1947년 무대와 영화 검열, 수정된 결말과 배우의 몸이 책임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비교해 희곡을 보는 눈을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