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밝혀두어야 할 것이 있다.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이 대륙을 이야기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어떤 왜곡을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프리카는 54개의 주권국가와 3천 개가 넘는 언어, 인류학자들이 구분하는 수천 개의 서로 다른 민족 집단을 품은 대륙으로, 유럽 전체와 인도, 중국, 미국을 합친 것보다도 넓은 땅덩어리다. 이집트의 사막과 콩고의 열대우림, 케냐의 사바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온대 기후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이며, 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언어와 종교, 생활 방식 역시 유럽의 여러 나라들 사이의 차이 못지않게, 때로는 그 이상으로 다양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아프리카의 세계"라는 제목을 택한 것은, 이 다양성을 뭉뚱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다양성 자체를 정면으로 다루기 위해서다. 서구의 대중매체와 교육이 오랫동안 아프리카를 하나의 균질한 이미지, 이를테면 사바나와 야생동물, 빈곤과 분쟁이라는 단순화된 그림으로 그려온 역사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단순화에 저항하며, 사하라 이남의 서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가 저마다 얼마나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녀왔는지를 8장에 걸쳐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