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정말 '비판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는가?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어떤 권력도 비판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대한민국에는 이상할 만큼 질문하기 어려운 영역들이 존재한다. 역사적 사건, 정치적 인물, 국가기관, 사회적 가치, 언론, 문화, 심지어 민주주의 자체까지도 어느 순간 비판보다 침묵이 먼저 요구되는 대상이 되곤 한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을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성역Sacred Zone'
성역은 종교만의 개념이 아니다. 특정한 역사와 정치, 법과 제도, 언론과 문화가 사회적 합의를 넘어 비판 자체를 어려워하는 영역으로 변하는 순간, 그것은 하나의 성역이 된다.
이 책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주4·3, 세월호, 이태원 참사, 독립운동과 친일 논쟁, 역사교과서 논쟁을 비롯하여 대통령 신화, 민주주의, 정치적 올바름, 선거, 헌법,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표현의 자유, 언론, 방송, 영화, SNS 등 대한민국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례를 사회학과 정치학, 심리학의 시각에서 분석한다.
또한 에밀 뒤르켐, 모리스 알바흐스, 어빙 재니스, 엘리자베트 노엘레노이만, 조너선 하이트, 한나 아렌트, 존 스튜어트 밀, 칼 포퍼 등 세계적인 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어떤 성역을 무너뜨리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성역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 역시 또 다른 극단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공동체에는 함께 지켜야 할 가치가 필요하지만, 그 가치가 질문과 토론까지 금지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스스로의 생명력을 잃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이다.
"비판할 수 없는 민주주의는 과연 민주주의인가?"
이 책은 어느 한쪽의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이끈다. 민주주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침묵이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이며, 강한 공동체는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 준다.
역사와 정치, 사회와 인간을 함께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한 권이다.
좋은 한 문장을 꼽는다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의심과 문제 제기가 아니라, 그것을 금지하는 성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