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나의 우아한 목기 시대

이정환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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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14,000 ⓒ
나의 우아한 목기 시대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60.0MB이용기기
ISBN9788959409051
책 소개
방송국 PD로 30여 년을 살아온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날 목공방에서 물에 가라앉는 나무 한 조각을 손에 쥐고는 ‘나무는 물에 뜬다’는 당연한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을 맞았다.
 그날 이후 그는 회사원이자 목공방의 ‘도시나무꾼’이라는 두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저자는 회사 선배가 운영하는 공방의 일원이 되어 주말이면 목공방으로 향했다. 톱밥 냄새 속에서 나무를 만지는 시간이 쌓일수록 나무를 보는 눈도, 세상을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 책은 저자가 목공방에서 보낸 특별한 스무 날을 기록한 에세이다. 각 장은 그날 만진 나무를 중심축 삼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흑단, 유창목, 월넛, 오크, 이페, 체리목, 먹감나무 등 저자가 직접 톱질하고 사포질한 나무들의 이야기 속에는 목재의 과학적 지식과 세계사·신화·종교 이야기, 그리고 쉰 고개를 넘어선 한 남자의 지극히 사적인 성찰이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저자는 방송국에서 바쁘게 일해온 PD이자, 쉰 살에 갑작스레 가톨릭 신자가 된 초심자이며,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아내를 둔 남편이다. 이런 여러 겹의 정체성은 책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나무를 만지며 성경 속 나무를 찾아보고, 상처받은 나무의 무늬에서 심리학의 ‘외상 후 성장’ 개념을 떠올리고, 가구를 만들며 아내와의 소소한 신경전을 풀어놓는다. 그래서 이 책은 목공 에세이인 동시에 인문 교양서이자, 한 개인의 성찰록이라는 세 겹의 면모를 보인다.
무엇보다 이 책은 박식한 목공 지식서에 머물지 않는다. 나무 한 그루를 들여다보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자기 삶의 결을 들여다보게 된다. 상처 입은 나무가 더 귀한 무늬를 남기듯, 흔들리며 살아온 우리의 시간도 결국 나이테가 된다는 진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준다. 목공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실용적인 목재 지식을, 인문·교양서를 즐기는 독자에게는 흥미로운 역사와 신화 이야기를, 그리고 삶의 전환점을 지나는 독자에게는 공감 어린 잔잔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굳이 빌딩 숲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에 갇혀 마음의 시야가 좁아진 많은 사람들에게 저자는 슬며시 말한다. “나무를 보면 하늘이 보인다.”

목차
서문

이상한 날 _ 나무가 물에 뜨지 않던 날
· 목공방에 처음 갔던 날
· 물에 가라앉는 나무가 있다
· 생명의 나무
· 이상한 나무들과 만나 목공의 세계로

상처받은 날 _ 나무도 상처받는다
· 나무가 받아들이는 상처
· 상처, 받아들임… 성숙의 조건

가구 만드는 날 _ 가구용 목재 이야기
· 가구로 쓰이는 나무는…
· 목공의 장점과 의외의 문제
· 가구계의 사외이사, 티크

소낙비 내리는 날 _ 녹슬지 않는 아이언우드
· 잘난 놈의 저주, 이페
· 이페를 공예품으로…

스피커를 태운 날 _ Sound perfect tonight
· 원목으로? MDF? 합판으로?
· 자작나무는 무슨 나무?
· 자작의 가족 나무들

신자가 된 날 _ 십자가는 무슨 나무였을까?
· 성경과 지도를 같이 보면
· 가톨릭과 나무는 비슷한 시기에 왔다
·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는 무슨 나무였을까?
· 노아의 방주를 만든 나무는?
· 감람수는 올리브나무로, 종려나무는 대추야자나무로

두근두근 첫날 _ 최초냐, 최고냐, 그것이 문제로다
· ‘최초’와 ‘최고’ 중에 고르라면?
· 물푸레 男과 느릅 女
· 한국의 물푸레나무는

나무가 부러운 날 _ 강함과 약함에 대하여
· 하드우드와 소프트우드
· 50대가 된 테토남, 눈물이 많아졌다
· 강함에 대한 이끌림, 약함에 대한 두려움
· 세계에서 가장 소프트한 나무

너와 나, 선 그은 날 _ 너도와 나도 그리고 우리
· 목공방의 동물 전쟁
· 그런데 어느 날, 나리가 임신했다
· 공방의 골품제
· 너와 나, 선을 가르는 기준

가로수를 누빈 날 _ 들어라! 가로수의 아우성
· 나무는 서로 소통한다
· 나무가 인간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 도시 속으로 들어온 자연, 가로수
· 지금 가로수는 무슨 나무?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로수
· 5월의 크리스마스, 이팝나무

삐딱선 탄 날 _ 소나무 찬양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 권력자의 질투는 죽음이다
· 나무도 왕이 있다
· 태양왕 루이 14세와 나무왕 소나무
· 소나무가 한국의 전통나무?
· 궁궐의 목재는 고려 시대에도 소나무였을까?
· 소나무의 종류
· 살아서는 왕의 나무, 죽어서는 평민의 나무
· 욕심부리는 것은 인간이다

진짜가 나타난 날 _ 참과 거짓의 나무가 있다
· 신문과 방송이 진짜라는 믿음은 무너지고 있다
· 진짜와 가짜
· 모든 것이 참 좋은 ‘진짜’ 나무
· 참나무는 도토리나무
· 화이트 오크, 레드 오크
· 참나무로 무엇을 만들까

진짜가 나타난 날 2 _ 미국 대통령의 책상은 무슨 나무?
· 현재도 미국 대통령의 책상
· 술과 오크
· ‘떡갈’ 위스키, ‘상수리’ 와인 그리고 ‘신갈’ 소주
· 가짜 나무가 있는 진짜 나무
· 참죽으로 무엇을 만들까?
· 가짜를 위한 변명

한자리에 모인 날 _ 마을 나무 이야기
· 마을 나무
· 팬데믹에 희생된 느릅나무
· 한국의 마을 나무, 느티나무와 팽나무
· 만능 목재, 느티나무

대량생산을 꿈꾸던 날 _ 허장성세와 곡학아세 사이에서
· 선비의 나무
· 현실이 된 대량 ‘노동’
· 허장성세와 곡학아세
· 나무는 죄가 없다

화장을 고친 날 _ 나무도 화장품이 있다
· 투탕카멘, 스스로 불타다
· 자연발화
· 목재에 올리브오일을 바르면?
· 린시드 앞에 붙은 “Boiled”란 단어는 뭐지?
· 들기름 목공 오일?
· 사라진 조선의 오일을 찾아서…
· 국산 화장품, 명유의 재탄생

알록 달콤한 날 _ 나무가 몸으로 

작가 소개
  • 작가이정환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쳤던 20대, 정신없이 앞으로만 달렸던 30대, 언제 지나간지도 모르게 40대를 보내고 흰 머리 조금씩 늘어나는 50대가 되어서야 늘 옆에 말없이 서 있는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세상은 '나를 봐 달라고' 외치는 곳이다. 하지만 나무는 한 번도 '나를 봐달라'고 하지 않았다. 늘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소란스러운 돌-청동-철의 시대를 지나는 동안에도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어쩌면 변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더 꽂히는 50대가 되어서야 그들과 주파수가 맞았을까? 세상은 원래 '지금은 목기 시대'라고 늘 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30년 동안을 교양다큐 PD와 편성정책 PD로 살아오면서 <TV조선왕조실록>으로 시작해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명견만리>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프로그램 정책 프로듀서로 또 절반의 방송국 인생을 보냈다. 최근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국이 속수무책 흔들리고 있다. 이제 변하는 것들보다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나무'처럼.
50대가 되어서야 '나무'가 보인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변하지 않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고 덜 소란스러워졌고 마음의 여유는 살짝 늘었다. 그때 목공을 시작했고 '도시나무꾼'이 되었다. 나무를 깎고 자르며 반세기 무신론자가 가톨릭 신자도 되어 새 이름 '안톤'을 얻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추하지 않고, 말하지만 소란스럽지 않게 사는 법을 익히고 있다.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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