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주역周易』 「계사하繫辭下」
‘플레이리스트PLAYLIST’는 먼 시대의 서사가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호흡하는 전시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장으로 주목한 고전은 『별주부전』과 『콩쥐팥쥐전』이다. 서로 다른 결을 지닌 두 이야기는 모두 시련의 끝에서 삶을 다시 이어나가는 변화를 보여주며, 이는 『주역』 「계사하」의 한 문장과 깊이 호응한다. 『별주부전』은 위태로운 상황 끝에 자신을 지켜내는 지혜를, 『콩쥐팥쥐전』은 죽음을 지나 회복되는 생명과 질서를 상징한다.
참여 작가들은 두 고전의 상징과 정서를 각기 다른 색채·선·화면·구성으로 풀어냈다. 옛 서사를 단순히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래된 이야기 속에 잠재해 있던 감각을 오늘의 시각 언어로 환기함으로써, 고전이 현재의 감각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고전을 다시 펼치는 까닭은, 그 안에 남아 있는 오래된 질문을 오늘의 삶으로 불러오기 위해서다. 작가들의 시선을 거쳐 다시 호흡하기 시작한 두 이야기는 이제 각자의 마음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오래된 서사와 새로운 시선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고전의 플레이PLAY는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