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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국가대표였던 강태석은 은퇴하고 연남동 골목 안쪽에 네일샵을 연다. 간판은 SALON L.
오픈 두 달째, 하루 손님이 한 명이다. 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을 세고, 들여다보는 사람을 세고, 들어오는 사람을 센다. 손톱에 선 하나 긋는 속도를 사십 초에서 열아홉 초까지 끌어올린다. 그런데 손님은 늘지 않는다. 전단지 오백 장도, 가격 인하도 실패한다.
레슬링 시절 그는 노트를 두 권 썼다. 하나는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적는 훈련일지, 다른 하나는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적는 상대 노트. 두 번째 노트를 다시 꺼내면서 가게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손님이 앉고 삼십 초 안에 갈린다는 것. 손을 위에서 잡으면 뺄 수 없고 밑에서 받치면 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여덟 달 동안 적어온 기록이 관찰이 아니라 예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직원이 둘로 늘고,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온다. 조건은 좋다. 다만 한 가지를 물어온다. 당신이 하는 것을 매뉴얼로 만들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