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은 정말 익숙한 것일까.
이 책은 부산 을숙도를 천천히 걸으며 마주한 풍경과 기억, 그리고 사유를 담은 에세이다. 문학상 자료를 찾기 위해 떠난 여정은 어느새 어린이 도서관, 전시 공간, 루프탑, 에코센터를 지나며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여행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작가로서 모든 것을 글감으로 바라보던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며, 지식이 주는 익숙함과 무지가 선사하는 새로움 사이를 오간다. 뛰노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발견하고, 낙동강 하구를 찾는 철새들의 삶에서 사람의 역사와 시간을 겹쳐 읽어낸다. 현재의 풍경은 학창 시절의 기억과 맞닿고, 평범한 산책은 추억과 성찰의 기록으로 깊어진다.
빠르게 지나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 한 권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발걸음보다, 그 길 위에서 잠시 멈춰 바라본 풍경과 마음의 움직임을 소중히 담아낸다. 익숙한 도시와 자연을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그리고 여행보다 '걷는 시간' 자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조용한 울림을 전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