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를 따라 늘어선 이 마을의 모든 것은 유리로 지어져 있습니다. 지붕도, 다리도, 길바닥의 돌까지도. 그런데 이 유리는 신비로운 성질을 지니고 있으니,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비춘다는 것—솔직하고 다정한 마음이 오가는 곳일수록 맑게 빛나고, 숨기거나 외면한 마음이 쌓인 곳일수록 흐려지고 금이 갑니다. 먼 길을 걸어온 여행자 소람은 눈부신 마을 풍경 속에서 유독 뿌옇게 흐려진 한 구역을 발견하고, 그 흐림의 이유를 좇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오랫동안 외면해온 마음—먼저 사과할 용기가 없어 그대로 끊어버린 오랜 친구와의 인연—과 마주하게 됩니다. 유리 장인이 건넨 작은 유리 조각을 손에 쥔 소람이 결국 그 흐려진 구역을 다시 맑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미뤄두었던 사과와 화해의 용기가 얼마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마음을 다시 빛나게 하는지를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