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넝쿨이 아치문을 두르고 스테인드글라스로 오후 햇살이 스며드는 골목 끝 작은 가게, 주인 다인이 진짜로 파는 것은 마스킹테이프나 압화, 리본 같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길 순간입니다. 반려견을 떠나보낸 이에게는 함께 걷던 산책길의 꽃을 담을 압화 카드를, 새 출발이 두려운 이에게는 이사 상자마다 붙일 알록달록한 테이프를, 오래 서랍 속에만 넣어두었던 사진을 품고 온 할머니에게는 매일 마주할 수 있는 작은 액자를 건네며, 다인은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마다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조각 하나를 알아차립니다. 압화, 테이프, 액자, 편지지, 리본—저마다 다른 모양의 작은 소품들이 손님들의 슬픔과 망설임, 그리움과 설렘을 조금씩 편안하게 다독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 각자의 하루도 이렇게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간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