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 한가운데, 두 그루의 나무가 가지를 맞대어 만든 아치문 안쪽에 작은 공방이 있습니다. 공방의 주인 느릅 할아버지는 숲에 쓰러진 나무나 바람에 꺾인 가지를 거두어, 그 나무가 살아온 시간을 가구에 그대로 옮겨 담습니다. 벼락 맞은 자리를 감추지 않고 담쟁이 문양으로 살려낸 흔들의자, 평생 어린 나무들을 지켜온 큰나무 할머니의 마음을 담은 잎사귀 안락의자, 같은 그루터기에서 자란 가지들이 서로를 지탱하는 버섯 스툴까지—할아버지의 어깨 위 파랑새 솔이와 함께, 상처와 이별, 기다림과 기댐이라는 나무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가구에 담아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쓰러진 것도 끝난 것이 아니라 다만 다른 모습으로 이어질 뿐이라는 것을 조용히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