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귀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낮 동안에는 그저 평범한 호수였지만, 보름달이 가장 크고 환하게 뜨는 밤이면 수면 위로 은빛 다리가 떠오른다는 오래된 이야기가 전해졌다.
그 다리를 건너면, 호수 표면에 비친 또 하나의 세상으로 들어설 수 있다고 했다. 그 세상은 건너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비추어, 안에 담아둔 감정들을 눈에 보이는 풍경으로 펼쳐 보인다고.
사람들은 이 호수를 거울 호수라 불렀다. 그리고 그 전설을 몸소 확인하려는 이는 많지 않았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