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제 기술과 민속 지혜의 경계에서 찾는 인간의 심리적 복원력
본 작품은 한국 남해안의 가상 어촌 '기억도'를 배경으로, 디지털 만능주의 시대 속에서 해체되는 정신 건강의 본질과 세대 간 유대감을 탐구하는 서사 중심의 문학 소설이다. 1950년대 전쟁 포로의 심리 치유 실험에서 시작해 세계 유일의 '디지털 민속 박물관'으로 거듭난 기억도는, 글로벌 기술 기업의 '기억 정제 기술'이 도입되면서 완벽한 가상 체험이 진짜 기억을 대체하고 전통 의례가 게임처럼 소비되는 극단적인 양분화를 겪는다.
소설은 기술이 인간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강제로 통제하려 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 파행을 날카롭게 추적한다. 시스템이 어르신들의 뇌에서 슬픔과 한이 서린 전통 민요의 기억을 선택적으로 삭제하고 아카이브를 왜곡하자, 편리한 기억 관리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와 이에 저항하는 노인 전승자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마을 뒷산 절벽에 세워진 아날로그적 치유의 상징인 '돌탑'이 사라질 위기 속에서, 청년 프로그래머와 할머니 전승자는 인간 본연의 불완전한 기억을 지키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작가는 기술 과잉 사회의 아이러니를 무겁지 않은 유머로 풀어내며, 과학적 통찰과 민속적 지혜가 조화롭게 결합된 밀도 높은 드라마를 전개한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만성적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 관리를 단순한 개인의 질병이 아닌, 사회적 유대감 및 문화유산 보존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로 확장하여 조명한다. 기술로 고통을 박제하고 삭제하는 방식은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없으며, 인간의 심리적 복원력은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세대 간 공감을 통해 고독을 나눌 때 비로소 회복된다는 통찰을 전한다. 디지털 시대에 퇴화해버린 인간의 본능적 감각을 깨우고, 독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마음 치유와 기술 윤리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