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지닌 나라의 언어이자,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문학을 낳은 언어. 『러시아어의 세계』는 러시아 연방을 넘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까지 아우르는 러시아어권을 문화와 언어라는 두 창으로 함께 들여다보는 책이다. 번역되지 않는 정서 '두샤'와 보르시·자쿠스카로 대표되는 환대의 식탁, 다차와 반야로 이어지는 자연에 대한 애착, 발레와 정교회 신앙, 그리고 소비에트 연방이 남긴 언어의 지도까지 — 1부에서는 이 낯설고도 매혹적인 문화권의 결을 짚어낸다. 2부에서는 그리스 문자의 사촌인 키릴문자, 한국어 조사와 정교하게 대응하는 6격 체계, 완료상과 불완료상이라는 독특한 동사의 상까지 러시아어 문법의 뼈대를 하나씩 풀어내며, 3부에서는 인사에서 위급 상황까지 실제 여행과 일상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살아 있는 표현을 담았다. 앞선 아랍어·프랑스어·스페인어·아프리카·힌디어·독일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매 장 끝에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러시아어권을 다시 읽는 비교의 창을 두어, 낯선 세계를 이해하는 일이 결국 우리 자신의 문화를 새로운 거울에 비추어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