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는 한 남자의 내면이 무너지는 과정을 그린 심리 소설의 정수입니다. 주인공 다이스케는 고등교육을 받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졸업 후에는 정규직을 구하지 않고 아버지의 지원금으로 무위도식하며 은둔적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절친 히라오카와 그의 아내이자 다이스케의 옛 연인이었던 미치요가 갑작스럽게 등장하면서, 다이스케는 자신이 3년 전 거절했던 사랑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다이스케는 미치요에 대한 억눌린 감정과 시대적 좌절감이 폭발하며,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격렬한 내적 갈등을 겪습니다.
이 작품은 메이지 시대 말기의 일본 지식인이 겪었던 근대화의 모순과 개인의 소외를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소세키는 『그 후』를 통해 전통과 서구 문물이 충돌하던 시대 속에서,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좇는 개인주의적 주인공이 결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 앞에 무너지는 과정을 생생히 그려냅니다. 소세키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내밀한 고뇌와 자아의 정체성을 탁월한 문체로 형상화하여,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