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열왕기 시리즈]는 박창화 선생께서 필사한 고구려 역사서 중에서 고구려 역대 임금들을 ‘~제帝’라고 기록한 [고구려사초]나 [고구려사략]과는 달리 ‘~대왕大王’ 등으로 기록한 책들을 번역하고 주석을 단 것입니다.
[고구려 열왕기 시리즈]는 [중천대왕기]를 시작으로 [서천대왕기], [봉산대왕기], [을불대왕전], [국강상왕기], [고국원왕기], [소수림왕기], [국양천왕기], [국강호태왕기]로 이어집니다.
또한 왕의 칭호에서 제의 칭호로 옮겨갔기에, 이 [고구려 열왕기 시리즈]는 [고구려사초]나 [고구려사략] 이전에 쓰인 역사서로 추정됩니다.
[고구려 열왕기 시리즈]는 [고구려사초]나 [고구려사략]이 전하지 않은 왕실 내부의 자세한 이야기를 전하여, 자세한 고구려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개개인의 사적인 역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에 보다 흥미로운 역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서천대왕기]에서는 [삼국사기]가 기록하지 못한 궁중의 암투, 즉 서천대왕의 어머니 연엽이 아끼던 달가에 대한 지나친 신뢰로 야기된 후계자와 권력에 대한 다툼을 자세하게 실어놓았습니다.
서천대왕의 시절은 물자가 풍족하였던 태평성대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풍족은 궁중의 방만을 초래하여 규율이 지켜지지 않아 을불이 생겨나게 되었고, 결국 후대의 혼란을 야기시키게 됩니다.
[봉산대왕기]에서는 봉산대왕이 당시 권력의 핵심이었던 달가와 돌고를 제거하고 또 돌고의 아들인 을불을 찾아 나서는 일련의 과정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로 인해 고구려는 모용외의 침공을 받게 되었고, 을불을 옹립하고자 하는 세력들에 의해 봉산대왕과 그 아들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모두 기존의 역사서에서 자세히 말하지 않은 내용들입니다.
이처럼 박창화 필사본은 [삼국사기]가 전하지 않은 그 위대한 우리의 역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비록 [삼국사기]가 많은 기록을 삭제시켜 역사의 해석을 어렵게 하고 있지만, 이 박창화 필사본을 통해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