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는 호세 리살이 쓴 소설이다.
12월의 어느 아침, 증기선 '타보'가 라구나 지방으로 향한다. 육중하고 둥근 모양의 이 배는 하얗게 보이려 애쓰지만 더럽고, 느긋한 움직임으로 위엄을 뽐낸다. 사람들은 이 배를 '국가의 배'라고도 부르는데, 성직자와 고위 인사들의 감독하에 건조되었기 때문이다. 배는 강물을 거슬러 나아가며 마주치는 모든 것을 위협하는 듯하다. 때로는 낡은 어구인 살람바우를 산산조각 낼 것처럼, 때로는 강가 식당이나 대나무 숲을 향해 돌진할 것처럼 보인다. 예상치 못한 모래톱과의 충돌로 승객들은 균형을 잃기도 한다.
배의 승객들은 위층과 아래층으로 나뉜다. 아래층 갑판에는 상품 상자와 짐짝 사이에 원주민, 중국인, 메스티소들이 뒤섞여 앉아 있다. 반면 위층 갑판의 편안한 의자에는 유럽식 복장을 한 수도사와 정부 서기들이 시가를 피우며 풍경을 감상한다. 그들은 선장과 선원들이 겪는 어려움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억압받는 필리핀 사회의 모습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 군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시대를 초월하는 깊이와 통찰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