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 책을 쓴 이유
두 사람, 같은 도구, 1년의 차이
박 과장은 ChatGPT를 1년 넘게 써왔다. 매일 켠다. 이메일 초안을 부탁하고, 회의
록을 정리시키고, 가끔은 보고서 서두도 맡긴다. 그런데도 결과물은 늘 “그냥 쓸 만
한” 수준에서 멈춘다. 첫 답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써줘”라고 한 번 더 누르고, 그
래도 별로면 손으로 고쳐 쓴다. 그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ChatGPT? 반쯤 쓸모 있
고 반쯤 손이 가는 도구.”
같은 팀의 이 대리는 ChatGPT를 쓴 지 석 달밖에 안 됐다. 그런데 그가 뽑아내는
결과물은 박 과장의 것과 눈에 띄게 다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대리는 질문을 던
지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정리한다. 이걸 누구에게 보여줄 건지, 어떤 형식으로 나
와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그리고 첫 답을 최종본이 아니라 초안으로 취
급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두세 번 더 다듬는다. 같은 도구, 같은 요금제, 심지어
같은 모델. 차이는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다루는 사고방식에 있었다.
이 책은 박 과장과 이 대리 사이의 그 간극을 메우려고 썼다. 그 간극은 “더 좋은 AI
를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 도구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원리 차원에서 이해했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이 이해는 배우고 나면 꽤
오래간다.
이 책이 하지 않는 것
서점에는 “ChatGPT 200% 활용법”, “이 버튼 하나로 업무 10배 빨라지는 법” 같은
책이 많다. 그런 책들의 문제는 내용이 틀려서가 아니라,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화
면 캡처를 곁들여 메뉴 위치와 버튼 이름을 설명한 책은, 다음 업데이트 한 번이면
절반이 낡은 정보가 된다. 실제로 이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인터페이스 몇 곳이 바뀌
었다.
이 책은 그런 기능 목록집이 되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다르게 썼다. 각 장은 “어떤
버튼을 누르라”보다 “왜 이렇게 질문해야 결과가 달라지는가”를 먼저 설명한다. 프
롬프트 예시와 화면 이야기는 나오지만, 그것들은 원리를 보여주는 사례일 뿐 이 책
의 본론이 아니다. 본론은 언제나 그 앞에 있는 사고법이다. 그래서 이 책의 목표는
소박하지만 분명하다. 이 책을 덮고 몇 년이 지나 ChatGPT의 화면이 완전히 달라
져 있어도, 여기서 배운 사고법만으로 새 화면 앞에서 당황하지 않는 것.누구를 위해 썼는가
이 책은 기본적으로 개발자가 아닌 사람, 그러니까 보고서를 쓰고 이메일을 보내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기획안을 다듬는 일반 직장인과 실무자를 위해 썼다.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어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용어를 최소화했고, 코드가 등장하
는 장에서도 “코드를 짜는 법”이 아니라 “코드를 시켜서 얻는 법”을 다룬다.
다만 뒤쪽에는 두 부류의 독자를 위한 내용도 새로 추가했다. 하나는 실무자이지만
사내 개발팀이나 IT 부서와 대화해야 하는 사람, 다른 하나는 팀이나 조직 차원에서
AI 도입을 결정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들을 위해 이 책의 뒷부분에 개발자와의 협
업, 조직 차원의 판단을 다루는 내용을 얹었다. 이 부분을 읽지 않아도 이 책의 핵심
은 완결된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이 책의 얼개 — 짧은 로드맵
PART 11~3장은 기초를 다시 세운다. ChatGPT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프
롬프트가 왜 대화가 아니라 설계인지, 좋은 질문을 이루는 네 가지 요소가 무엇인지
를 다룬다. 이후 모든 장은 이 세 장에서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