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아트레유의 모험이 끝났다고 생각한 자리에서 원작은 비로소 바스티안의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끝없는 이야기』의 진짜 문턱은 판타지아를 구하는 순간이 아니라, 책을 읽던 소년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 세계를 만들 힘을 얻는 순간이다. 그때부터 상상력은 구원의 힘인 동시에 욕망과 소유의 위험을 품는다.
이 책은 두 색의 활자, 책 속의 책, 스물여섯 개 장의 배열에서 출발해 바스티안과 아트레유의 위치가 어떻게 뒤집히는지 따라간다. 무가 지워 버리는 기억, 어린 여제의 새 이름, 아우린의 문구, 소원과 기억의 교환, 만든 세계를 소유하려는 마음을 연결하며 판타지아의 후반부가 왜 작품의 핵심인지 선명하게 보여 준다. 모를라, 푸후르, 그모르크, 아이올라 부인 같은 존재도 하나의 상징으로 고정하지 않고 서사 속 기능이 어떻게 바뀌는지 살핀다.
1984년 영화가 멈춘 자리와 원작이 계속 나아간 길도 비교한다. 익숙한 판타지 모험을 다시 보고 싶은 독자, 메타픽션과 독서의 윤리를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끝없는 이야기』를 독자, 창조자, 귀환자의 세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