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생. 민족사관고등학교 10기로 입학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 화학과 수학을 전공한 후, POSTECH 화학과 대학원에서 계산화학 분야의 데이터와 씨름하며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분자와 데이터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치열한 연구실 생활 속에서 복잡계 시스템을 분석하는 논리 구조를 훈련했다.
정통 역사학도의 길을 걷지는 않았으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자연과학적 백그라운드와 기업 실무자로서의 경험은 역사와 공간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제공했다. 과거의 기록을 감상적인 영웅주의나 도덕적 교훈, 혹은 대자연의 낭만으로 환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통제 범위를 벗어난 거대 시스템과 인간의 얄팍한 탁상행정이 빚어내는 상호작용을 철저하게 해부한다.
전작 《3세기의 위기》로 로마 제국의 구조적 붕괴를 파헤쳤으며, 《팔왕의 난》에서는 동양으로 시선을 옮겨 룰을 어긴 권력과 붕괴한 시스템의 참혹한 결말을 추적했다. 이어 《천상의 숙청》에서는 그 서늘한 메스를 우주로 끌어올려 밤하늘을 엑셀 장부처럼 난도질한 제국주의 천문학계의 오만함을 고발했다.
인간 사회의 지정학과 제도를 해부하는 연작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과물인 이번 책 《수탈의 궤도》에서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중남미 대륙에 꽂힌 강철 궤도를 정조준한다. 근대화의 낭만으로 포장된 철도가 어떻게 대륙을 파편화시키고 자본의 거대한 ‘착즙기’로 전락했는지, 그 수탈의 지정학을 가차없이 해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