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

수탈의 궤도

은빛
실버불릿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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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의 궤도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52.6MB이용기기
ISBN9791199860780
책 소개
대륙의 혈관인가, 수탈의 빨대인가

철도는 낭만적인 피사체다. 그러나 철도의 태동기, 중남미의 매끄러운 레일 위를 달린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진보가 아니었다. 그것은 제국주의와 ‘약탈적 추출’이 결탁해 대륙의 숨통을 겨눈 서늘한 칼날이었다.
유럽과 동북아의 철도가 내륙의 시장을 통합하는 촘촘한 ‘그물망Network’을 형성할 때, 중남미의 철도는 이웃 도시를 잇지도, 내륙을 통합하지도 않았다. 오직 안데스의 광산과 오지 농장에서 해안가 항구를 향해 가장 빠른 직선으로 꽂힌 파편화된 선線, 즉 제국주의의 일방통행 ‘빨대’들이 난립했을 뿐이다.
이 책은 대륙을 관통하지 못하고 고립된 중남미 철도의 궤적을 추적하며, 인프라라는 이름의 도구가 어떻게 한 대륙의 발전을 철저하게 약탈하고 종속시켰는지 그 날것의 팩트를 해부한다. 자본이 단물을 빨아먹고 버린 밀림 속 폐선들이 증언하는 그 서늘한 진실을 마주하라.

목차
프롤로그: 철길들의 묘지

제1부. 수탈의 아키텍처: 선線이 아닌 점點들의 네트워크
1. 빨대의 발명: 항구를 향해 꽂힌 일방통행의 철선
2. 자본의 두 얼굴: 소고기와 바나나를 노린 제국주의 자본
3. 닫힌계의 컨베이어 벨트: 도망칠 곳 없는 육지의 섬과 설탕의 궤도
4. 궤간의 바벨탑: 물류 단절을 고착화시킨 제멋대로의 규격

제2부. 자원의 저주: 불火을 갖지 못한 대륙의 맹독성 궤도
5. 피로 쓴 고산과 밀림의 궤도: 일개 철도가 국가를 파산으로 내몰다
6. 칠레의 단절 구리: 내륙을 버리고 해안으로 향한 구리 항구
7. 브라질의 역설 철광석: 레일도 짓지 못한 철광석 대국의 역설
8. 에너지가 파괴한 백년대계: 포퓰리즘과 네덜란드병이 앗아간 철도망

제3부. 운영의 붕괴: 지형의 핑계, 전쟁, 그리고 정치의 직무유기
9. 콜롬비아의 커피 철도: 산맥에 갇힌 화물과 참사라는 면죄부
10. 구름 위의 제국과 두 동강 난 국가: 콩키스타도레스가 남긴 고산병
11. 오만의 국철과 생존의 사철: 허영과 무지가 빚어낸 핏빛 물류전
12. 다리엔 갭Darién Gap의 침묵: 육로를 묵살하고 운하를 독점한 제국
13. 지진보다 무서운 신자유주의: 국가 기간망을 해체한 도로 중심주의

ADDENDUM. 반면교사의 궤도: 폐허의 대륙이 놓친 ‘시스템의 승리’

에필로그: 다리엔 갭 앞에 멈춰 선 궤도

작가 소개
  • 작가은빛
1990년생. 민족사관고등학교 10기로 입학하였고, 연세대학교에서 화학과 수학을 전공한 후, POSTECH 화학과 대학원에서 계산화학 분야의 데이터와 씨름하며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분자와 데이터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치열한 연구실 생활 속에서 복잡계 시스템을 분석하는 논리 구조를 훈련했다.
정통 역사학도의 길을 걷지는 않았으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자연과학적 백그라운드와 기업 실무자로서의 경험은 역사와 공간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제공했다. 과거의 기록을 감상적인 영웅주의나 도덕적 교훈, 혹은 대자연의 낭만으로 환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통제 범위를 벗어난 거대 시스템과 인간의 얄팍한 탁상행정이 빚어내는 상호작용을 철저하게 해부한다.
전작 《3세기의 위기》로 로마 제국의 구조적 붕괴를 파헤쳤으며, 《팔왕의 난》에서는 동양으로 시선을 옮겨 룰을 어긴 권력과 붕괴한 시스템의 참혹한 결말을 추적했다. 이어 《천상의 숙청》에서는 그 서늘한 메스를 우주로 끌어올려 밤하늘을 엑셀 장부처럼 난도질한 제국주의 천문학계의 오만함을 고발했다.
인간 사회의 지정학과 제도를 해부하는 연작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과물인 이번 책 《수탈의 궤도》에서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와 중남미 대륙에 꽂힌 강철 궤도를 정조준한다. 근대화의 낭만으로 포장된 철도가 어떻게 대륙을 파편화시키고 자본의 거대한 ‘착즙기’로 전락했는지, 그 수탈의 지정학을 가차없이 해부한다.

출판사
실버불릿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