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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너머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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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너머의 인간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37.3MB이용기기
ISBN9791176635844
책 소개
기이한 증상은 선명하게 기억되지만, 그 증상을 살아 낸 사람은 얼마나 남아 있는가. 아내의 머리를 모자인 듯 붙잡은 장면, 몇 초마다 기억이 지워지는 사례, 자기 몸의 위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험은 뇌의 작동을 놀랍게 보여 준다. 그러나 환자가 무엇을 좋아했고 누구와 관계를 맺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이어 갔는지는 쉽게 뒤로 밀린다.

이 책은 올리버 색스가 임상 기록에 되돌려 놓은 인간적인 시선의 성취와 그 시선이 가진 권력을 함께 읽는다. 진단이 치료와 지원을 여는 필요한 지도이면서 한 사람을 대신 설명하는 벽이 될 수 있음을 살피고, 기억과 정체성, 낯선 몸과 자아, 검사표 밖의 능력, 정상화와 참여, 환자 이야기의 소유권을 차례로 묻는다.

음악과 습관, 익숙한 공간과 관계가 삶을 받치는 순간을 보되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존중받는다는 낭만화는 경계한다. 의사의 따뜻한 문체가 사실성 검증과 동의를 대신할 수 있는지, 돌봄의 부담을 사랑과 가족에게만 넘겨도 되는지도 검토한다. 병명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이름과 선택을 잃지 않는 돌봄의 언어를 찾는 고해상도 재독이다.

사례를 읽는 세 층도 분명히 나눈다. 관찰 가능한 증상, 신경학적 설명, 저자가 부여한 서사적 의미는 서로 연결되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이 구분을 통해 문학적 비유를 의학적 확정으로 오해하지 않고, 임상 사실을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소비하지 않게 한다. 치매와 장애, 재활과 가족 돌봄의 현실에서 병명으로 행동을 단정하는 순간을 돌아보며, 당사자의 동의와 거절, 반복되는 선택을 기록하는 방법까지 질문한다.

목차
프롤로그. 모자와 얼굴 사이

1장. 환자가 ‘사례’가 되는 순간
  1절. 증상, 관찰, 해석의 세 층
  2절. 기묘함을 소비하는 독서
  3절. 진단의 효용과 과잉

2장. 보이지 않는 얼굴, 계속되는 삶
  1절. ‘보는 것’과 ‘알아보는 것’의 간격
  2절. 음악이 붙드는 하루의 순서
  3절. 결손보다 남은 능력

3장. 기억의 공백과 정체성의 지속
  1절. 기억을 자아의 전부로 보는 오류
  2절. 의례와 관계가 만드는 현재
  3절. 기억상실과 치매 사이의 경계

4장. 낯선 몸과 흔들리는 자아
  1절. 몸의 주인이 되는 감각
  2절. 시선으로 다시 배우는 움직임
  3절. 보상과 회복의 다른 의미

5장. 증상과 ‘진짜 나’의 경계
  1절. 틱이 사라지면 ‘나’도 달라지는가
  2절. 정상화와 자기결정의 긴장
  3절. 치료 선택을 둘러싼 윤리

6장. 검사표 밖의 능력
  1절. 검사 점수가 놓치는 세계
  2절. 환경이 만드는 무능
  3절. 재능 서사의 또 다른 함정

7장. 인간적인 시선의 빛과 그림자
  1절. 병력에서 생애로 넓어진 임상
  2절. 공감하는 관찰자의 권력
  3절. 아름다운 문장이 가리는 목소리

8장. 환자 이야기의 소유권
  1절. 사례문학과 임상기록의 다른 약속
  2절. 2025년 이후의 색스 읽기
  3절. 동의·익명화·사실성의 기준

9장. 진단명 이후의 세계
  1절. 뇌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사람
  2절. 습관과 관계의 기억
  3절. ‘남아 있는 것’만 강조하는 위험

10장. 사람을 줄이는 돌봄의 말
  1절. ‘문제행동’이라는 편리한 이름
  2절. 아이 취급과 빠른 돌봄의 대가
  3절. 존중과 안전이 충돌하는 순간

11장. 사랑만으로 버틸 수 없는 돌봄
  1절. 가족 헌신을 기본값으로 만든 구조
  2절. 시간·비용·죄책감의 압력
  3절. 환자와 가족을 함께 지키는 지원

12장. 사람을 먼저 보는 기준
  1절. 진단을 묻고도 사람을 놓치지 않는 질문
  2절. 선택·습관·관계를 기록하는 돌봄
  3절. 읽고 말하고 쓰는 최소 윤리

에필로그. 이름을 잃지 않는 돌봄

작가 소개
  • 작가읽기의 프리즘
읽기의 프리즘은 문학과 비문학을 하나의 시선으로 단정하지 않고, 여러 각도에서 비추어 읽는 비평·해설 프로젝트 그룹이다. 문학의 문장·인물·서사·상징과 비문학의 주장·근거·시대적 맥락을 차례로 살피며, 한 권의 책에 겹쳐 있는 의미의 층을 독자의 언어로 풀어낸다. 익숙한 작품과 사상에서도 새로운 질문과 해석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읽기를 지향한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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