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학

DNA의 두 나선

텍스트아카이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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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두 나선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0.4 MB이용기기
ISBN9791144300019
책 소개
DNA 이중나선 발견을 떠올리면 금속 모형을 세운 왓슨과 크릭, 그리고 선명한 X자 무늬의 사진 51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유명한 장면이 선명해질수록 발견을 가능하게 한 실험, 계산, 연구실의 경쟁, 자료의 이동, 저자명과 상의 배분은 배경으로 밀려난다. ‘두 천재가 발견했다’는 승리담과 ‘한 장의 사진을 빼앗아 답을 얻었다’는 탈취담은 서로 반대처럼 보이지만 복잡한 과학을 몇 사람과 한순간으로 압축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이 책은 제임스 D. 왓슨의 『이중나선』을 단순한 과학사 회고록이나 로절린드 프랭클린 복권의 자료로만 읽지 않는다. 결과를 아는 성공한 과학자가 15년 전의 자신을 어떻게 다시 썼는지, 케임브리지의 모형 제작과 킹스칼리지의 X선 회절 연구가 어떻게 교차했는지, 라이너스 폴링과의 경쟁이 판단의 속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핀다. 사진 51과 MRC 보고서가 경쟁자에게 전달된 경로도 물리적 절도라는 단순한 이미지 대신 당시 연구 관행, 소유감, 동의, 공정성의 층으로 나누어 본다.

프랭클린을 ‘사진 한 장을 찍은 비운의 여성’로 줄이지 않는 점도 중요하다. 시료의 상태를 분리하고 회절 자료를 해석하며 DNA 구조에 제약을 거는 그의 연구를 실제 과학적 노동으로 복원한다. 동시에 왓슨과 크릭의 모형 제안이 가진 통합 능력과 설명력도 축소하지 않는다. 공로를 나눈다는 것은 한쪽을 지우고 다른 쪽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누가 풀었고 어떤 자료와 해석이 다음 단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더 정밀하게 기록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과학의 결과만 알고 과정은 납작하게 기억해 왔다면 이 책은 익숙한 이중나선을 다시 보게 한다. 회고록, 논문, 노벨상, 전기, 영화와 다큐가 발견의 기억을 어떻게 바꾸었는지까지 따라가며, 과학적 사실과 과학을 둘러싼 이야기의 규칙이 같지 않음을 보여 준다. 한 장의 사진보다 긴 발견의 역사를 통해 독자는 ‘누가 발견했는가’에서 ‘발견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 기억할 것인가’라는 더 정확한 질문으로 이동하게 된다.

목차
프롤로그. 한 장의 사진보다 긴 이야기

1장. 승리자의 목소리
  1절. 회고록이라는 렌즈
  2절. 젊은 화자의 속도
  3절. 사실과 기억의 경계

2장. 케임브리지의 모형 제작자들
  1절. 서로 다른 두 두뇌
  2절. 실험실 밖의 모형
  3절. 비공식 대화의 힘

3장. 대서양을 건넌 경쟁
  1절. 폴링의 삼중나선
  2절. 금지와 재개의 연구실
  3절. 경쟁이 만든 속도

4장. 킹스칼리지의 엇갈린 팀
  1절. 애매한 업무 분담
  2절. A형과 B형 DNA
  3절. 협업을 막은 구조

5장. 사진 51의 실제 크기
  1절. X선 회절의 언어
  2절. 한 장이 보여 준 것
  3절. 유레카 장면의 연출

6장. 모형을 완성한 증거들
  1절. 바깥쪽 인산 골격
  2절. 샤가프의 비율과 염기쌍
  3절. 시행착오가 묶은 단서

7장. 허락받지 않은 확인
  1절. 사진의 이동 경로
  2절. MRC 보고서의 공유
  3절. 당시 관행과 남은 책임

8장. 네이처 세 편의 배열
  1절. 연속 게재의 순서
  2절. ‘자극받았다’는 문장
  3절. 저자명과 기여의 간극

9장. ‘로지’라는 인물 만들기
  1절. 외모를 먼저 보는 시선
  2절. 성격과 국적의 편견
  3절. 유머와 모욕의 경계

10장. 회고록을 고친 기록들
  1절. 반론의 첫 물결
  2절. 지워진 연구자의 복원
  3절. 두 개의 영웅 신화 너머

11장. 명예의 다른 규칙
  1절. 발견과 우선권
  2절. 저자성과 공로 배분
  3절. 노벨상의 세 자리

12장. 다시 쓰인 이중나선
  1절. 초판을 둘러싼 항의
  2절. 주석판과 번역의 선택
  3절. 영화와 다큐의 프랭클린

에필로그. 발견을 나누는 기준

작가 소개
  • 작가텍스트아카이브 편집부
텍스트아카이브 편집부는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번역되며 시대마다 새롭게 읽혀 온 흔적을 수집하는 비평·해설 집필 그룹이다. 작품의 서술과 논지를 중심에 두되 작가의 문제의식, 역사·사상적 배경, 판본과 번역, 출판·영상화·수용사의 변화를 함께 검토한다. 텍스트 주변에 흩어진 기록을 복원해 작품의 의미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변주되는지 보여 주는 책을 만든다.
출판사
넥스트북(Nex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