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존재를 묻는 기계

김동희
이성과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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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묻는 기계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1.8 MB이용기기
ISBN9791122060119
책 소개
두 단어가 있다. 하나는 기원전 4세기, 한 그리스인이 존재란 무엇인가를 묻기 위해 세운 학문의 이름이었고, 다른 하나는 1990년대, 컴퓨터 과학자들이 기계에 세계를 가르치려고 붙인 설계도의 이름이었다. 두 단어는 철자 하나 다르지 않다. 온톨로지ontology. 2,300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이름으로 두 번 태어난 이 우연이야말로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는 예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존재를 묻는 기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오늘의 인공지능을 '분류'라는 하나의 실로 꿰어 읽는 책이다. 세계를 열 개의 범주로 나누어 존재를 세우려 했던 고대의 지성과, 데이터를 층층이 분류해 답을 짜내는 오늘의 기계 사이에는, 저자가 오랜 사유 끝에 발견한 하나의 대칭이 놓여 있다. 범주는 스키마로, 모순율의 부재는 환각으로, 운동의 끝에 놓인 부동의 원동자는 정렬alignment이라는 이름의 난제로 — 낡은 철학의 물음들은 실리콘 위에서 형태를 바꾸어 되살아난다.
책은 두 번 내려온다. 먼저 형이상학이라는 구름에서 그것을 실현한 기계로 내려가고, 다시 생각하는 기계에서 그것을 떠받치는 반도체와 전력과 데이터센터라는 땅으로 내려간다. 추상이 끝내 물질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이중의 하강이며, 그 끝에서 우리는 처음의 질문 앞에 다시 선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위함인가.
수식도 코드도 없다. 도토리와 참나무, 서랍과 도서관, 도는 동전 같은 평범한 사물들이 사유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철학을 몰라도, 인공지능을 다뤄 본 적이 없어도 상관없다. 매일 기계를 쓰면서도 그 의미를 한 번쯤 캐묻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이미 당신을 위해 쓰였다.

목차
프롤로그 — 같은 단어가 두 번 태어난 자리에서
제1부 · 존재론
1. 온톨로지의 기원 — 형이상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2. 분류하기 — 모든 사고의 뿌리
3. 존재 세우기 — 플라톤의 이데아
4. 세상에 존재 세우기 —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
5. 존재를 말해주는 범주 — 열 개의 범주, 그리고 칸트
6. 범주 존재 외의 존재 — 모순율과 가능태
7. 실체로서 중요한 사물 — 네 가지 실체와 자연과학
8. 사물의 법칙 — 네 가지 원인
9. 부동의 원동자신 — 운동의 끝에 놓인 것
10. 지식데이터 — 유한한 세계에서 폭발하는 지식으로
11. 인간 수명 — 지식과 함께 길어진 삶
12. 지식의 팽창 — 선형에서 지수로, 폭발하는 양
13. 되살아난 온톨로지 — 2,300년 만에 기계가 물려받은 질문
제2부 · 인공지능
14. 같은 단어, 다른 기계 — 범주에서 온톨로지로
15. 규칙으로 쌓은 세계 — 기호주의 인공지능
16. 형상을 손으로 새기다 — 명시적 분류의 한계
17. 데이터가 형상을 빚다 — 기계학습
18. 보편자는 실제로 있는지를 묻는다 — 학습된 표상과 보편논쟁
19. 깊이의 탄생 — 딥러닝과 층위적 추상
20. 부동의 원동자 없는 운동 — 학습은 목적을 가지는가?
21. 말을 배운 기계 — 거대 언어 모델
22. 술어가 주어를 삼킬 때 — 실체 없는 존재론
23. 환각, 혹은 모순율의 부재 — 기계는 무엇을 믿지 않는가?
24. 의미는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지를 묻는다 — 기호 접지의 문제
25. 세계 모델을 가진 기계 — 잃어버린 실체를 찾아서
26. 지식의 유효기간과 배움의 기계 — 양에서 질로
27. 신경-기호 AI — 목적인의 귀환
28. 새로운 부동의 원동자? — 인공지능과 목적의 문제
29. 존재를 다시 묻다 — 철학과 기계가 만나는 자리
제3부 · 기계의 땅과 미래
30. 생각을 코드로 옮기다 —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31. 수천 명의 일꾼을 한 칩에 — 인공지능의 두뇌, GPU와 가속기
32. 원자에 새기는 회로 — 반도체 미세공정
33. 생각에는 전기가 든다 — 인공지능과 전력
34. 빛으로 나누는 대화 — 광통신과 데이터의 혈관
35. 생각하는 건물 — 데이터센터라는 몸
36. 0과1을 동시에 — 양자컴퓨터의 약속
37. 도는 동전을 붙들다 — 중첩의 물리와 양자컴퓨터의 실제
38. 두 기계가 손을 잡다 — 양자와 인공지능의 만남
39. 여러 갈래의 내일 — 두뇌를 닮은 칩, 손안의 지능, 행동하고 창안하는 기계
40. 땅의 끝에서 — 기계의 몸을 돌아보며
에필로그 — 존재를 묻는 일은 끝나지 않는다

작가 소개
  • 작가김동희
저자는 입자물리학자로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해 왔고 플라톤에서 니체에 이르는 유럽철학그리고 고전 문학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오래도록 공부하여 왔다. 과학과 철학의 융합 인문교양서를 쓰는데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빚은책들, 2022', '물리학의 인문학적 이해역락, 2019', '바벨탑의 힉스 사냥꾼사이언스북스,2014', '톱쿼크 사냥민음사, 1996'가 있다.
출판사
이성과 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