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오디세우스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지만, 저녁에 돌아오는 그 ‘집’이 어제의 집과 같은지 확신할 수 없는 존재들. 크리스토퍼 놀란이 100% IMAX 필름으로 오디세우스의 바다를 찍겠다고 했을 때, 나는 그가 바다를 찍는 게 아니라 우리의 불안을 찍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호메로스는 3000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인간의 본질은 정착이 아니라 방랑에 있다는 것을. 오디세우스는 10년 동안 바다를 헤맨 것이 아니다. 10년 동안 ‘집이라는 관념’이 무엇인지 시험당한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따라 3000년을 걷는다. 베르길리우스가 그 길을 받아 전쟁을 그렸고,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신곡에 등장시켰다. 오디세이아의 10년을 하루로 둔갑시킨 제임스 조이스. 트로이의 폐허에서 로마의 건설 현장으로, 어두운 숲에서 더블린의 술집으로.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끝나지 않는 것은 방랑이 아니라, ‘돌아가고 싶다’는 인간의 믿음 그 자체였다는 것을.
영화 <오디세이> 개봉과 함께, 3000년 방랑 서사의 모든 것이 이 한 권에.
이 책의 특징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단테의 《신곡》,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방랑과 귀환’이라는 하나의 계보로 연결한다.
고대 영웅의 귀향이 로마의 건국, 중세인의 영혼 구원, 현대인의 평범한 귀가로 변해 온 약 3천 년의 문학적 흐름을 보여준다.
작품별로 나열하지 않고 ‘길을 잃다―유혹에 머물다―광기와 맞서다―다시 돌아가다’라는 네 문턱에 네 작품의 장면을 교차 배치했다.
각 장에서 원작의 사건과 인물을 먼저 충실하게 읽은 뒤, 직장·가족·고독·상실·책임·욕망·혐오 등 오늘의 삶으로 건너온다.
영웅을 숭배하거나 고전을 단순한 처세의 도구로 바꾸지 않는다. 오뒷세우스의 폭력, 아이네이아스의 사명이 요구한 희생, 단테의 엄격한 심판, 블룸의 관용에 깃든 모순까지 함께 살핀다.
귀환을 과거의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달라진 사람들과 다시 관계를 맺고, 앞으로 살아갈 자리를 새롭게 만드는 일로 해석한다.
천병희 역 《오뒷세이아》·《아이네이스》, 박상진 역 《신곡》, 김종건 역 《율리시스》를 저본으로 삼아 인용과 인명·지명 표기를 일관되게 정리했다.
작품의 권·곡·에피소드를 절 제목에 병기하고 인명·지명 색인을 수록하여, 네 고전의 입문서이자 함께 읽기를 위한 안내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