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은 어떻게 정보를 계산하고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보고, 기억하고, 배우고, 판단하며, 생각하는 것일까?
『계산 신경과학』은 이 질문을 ‘계산’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이다. 뇌를 단순히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생물학적 기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한 뒤 행동과 경험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이해한다.
책은 가장 작은 단위인 뉴런 하나의 계산에서 출발한다.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어떻게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는지, 활동전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뉴런은 발화율과 시간적 패턴을 이용해 정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이어 시냅스의 가중치, 흥분과 억제, 신호의 공간적·시간적 합산을 통해 하나의 뉴런이 어떻게 입력을 판단하고 출력으로 바꾸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시선을 뉴런 하나에서 거대한 신경망으로 확장한다. 수많은 뉴런이 연결되면서 나타나는 수렴과 발산, 순환과 피드백, 경쟁과 억제, 그리고 개별 뉴런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능력이 전체 네트워크에서 나타나는 창발의 원리를 살펴본다.
다음 단계에서는 뇌의 가장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인 학습과 기억으로 나아간다. 경험에 따라 시냅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헤비안 학습과 강화학습은 무엇인지, 기억과 망각을 어떻게 계산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책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실제 세계의 복사본일까? 뇌는 불완전한 감각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과거의 경험과 예측을 이용해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패턴 인식과 의사결정은 어떤 계산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지각과 판단의 숨겨진 계산을 탐구한다.
또한 이 책은 자연스럽게 인공지능과 만난다. 생물학적 뉴런에서 영감을 얻은 인공신경망은 어떻게 퍼셉트론에서 딥러닝으로 발전했을까? 인간의 학습과 기계학습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생성형 AI는 뇌의 계산과 어떤 점에서 닮았으며,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도달한다.
의식도 계산일까?
감정도 계산의 결과일까?
자유의지는 정말 자유로운 것일까?
인간의 지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책은 복잡한 수식보다 직관과 비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계산 신경과학의 핵심 개념을 설명한다. 전문적인 신경과학 지식이 없어도 뉴런 하나의 전기적 활동에서 시작해 신경망, 학습, 기억, 지각, 판단,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의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우리는 생각하는 존재인가, 계산하는 존재인가?
그리고 그 답은 생각과 계산을 서로 다른 것으로 나누는 데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이온이 세포막을 넘는 미시적인 사건에서 시작해 수십억 개의 뉴런이 만들어내는 지각과 기억, 의식과 자유의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층위의 현상이 하나의 거대한 정보처리 과정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계산 신경과학』은 뇌를 이해하기 위한 책인 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기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