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열광하는 정치, 지치고 상처받는 시민들
과거에 비해 정치 참여도 많아지고 정치에 열광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은 반면, 정치에 지쳐 가는 사람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왜일까.
21대 국회 출범 이후 윤리특위에 접수된 국회의원 징계안이 총 32건2022년 11월 18일 기준이며, 징계안 제출 사유가 대부분 ‘막말’이었다고 한다. 임기가 아직 1년 반가량 남았음을 고려하면 20대39건와 19대43건와 비교해 꽤 많은 숫자인 데다가, 빈도와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말들이란 대체로, 사실에 기초한 문제 제기보다는 상대와 상대의 의도를 나쁘게 규정하고 상처를 주고 반성을 요구함으로써 반발을 초래하는 언어, 대화를 할 수 없게말을 섞지 못하게 만들 만큼 극강의 언어, 서로 마주보고 이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말하는 언어들이다. 듣기도 힘든 말들이 많은데, 이렇게 언어를 사용하면 정치가 필연적으로 망가지고, 사람들은 정치에 지치거나 상처받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2. 왜 사나운 정치적 말이 문제인가? 진리는 의견과 의견 사이에 있기 때문
우리가 토론을 하는 이유는 진리가 어느 한쪽이 아니라, 의견과 의견 사이, 찬성과 반대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국회를 두지 않고, 선거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은 정당이 4년이나 5년 동안 책임 있게 법을 만들고 정책을 결정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정책에서 좋은 결정은 여나 야 어느 한 방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야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발의, 심의, 조정 등의 과정도 국회 나름대로 여야가 그 사이에서 좋은 결정을 찾아가도록 되어 있는 구조다. 그런데 대화의 여지를 없애는 사나운 언어가 난무하는 동안, 시민들이 보람 있게 사회생활을 하고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할 정치의 역할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가는 ‘말’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정치가는 말하는 사람이고, 정치가의 좋은 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민주적 위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좋은 정치적 말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정치적 힘을 보여 준 연설 22개를 골라 그 의미를 읽어 준다.
3. 왜 정치 연설을 보는가?
연설을 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사 속에서 큰 역할을 했던 인물들의 정치 연설을 읽고 따라 해보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수사학의 훈련 방법은 늘 모방, 즉 좋은 선례를 따르는 것에 있었다. 또한 좋은 연설은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갈등 구조와 무관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치적 가치를 지니는 연설이 우연히 누군가의 즉흥적인 생각에서 거저 나오는 법은 없다. “역사를 공부하라. 그 안에 통치학이 있다.”는 주장을 입에 달고 다녔던 윈스턴 처칠은, 크롬웰부터 에드먼드 버크, 디즈레일리, 글래드스턴의 연설을 연구하고 암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좋은 연설은 정치의 본질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정치의 품격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정치나 민주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좋은 연설을 하기는 어렵다.
4. 피할 수 없는 문제, 피할 수 없는 순간에 빛났던 연설들
흑인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시절에 노예제의 운명을 두고 수많은 남과 북의 군인들이 처참하게 희생된 심지어 시신도 수습되지 않았던 게티즈버그 현장에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