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에세이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김희재
정은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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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9,600 ⓒ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총 용량3.5 MB이용기기
ISBN9788958245391
책 소개
1998년 등단 이후 28년 동안 생의 이면을 문장으로 길어 올려온 김희재 작가가 신작 수필집『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를 펴냈다. 이번 책은 작가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여행자로, 그리고 45년이 넘는 세월을 군인의 아내로 살며 겪어낸 치열한 삶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에 대한 다정한 고백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어떤 장면은 벼린 칼날처럼 또렷하게 남고, 어떤 순간은 갓 끓여낸 죽 한 그릇처럼 순하게 스며든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칼날 같은 상처’가 어떻게 ‘죽 한 그릇 같은 위로’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타인의 문장에서 자신을 읽어내고(Part 1), 관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며(Part 2), 삶의 고단함을 존재의 사유로 승화시키고(Part 3), 상처와 사랑을 지나(Part 4), 결국 따뜻한 기억의 자리(Part 5)에 도달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벼린 칼날 같은 삶의 순간들을
순한 죽 한 그릇의 위로로 바꾸는 문장의 힘

이 책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선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와 대학 한국어 강사를 거치며 평생 언어의 결을 살펴온 저자의 문장은 단정하면서도 묵직하다. 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군인의 아내로서 낯선 환경을 ‘삶의 자리’로 견뎌내야 했던 저자에게 글쓰기는 흔들리는 중심을 잡기 위한 정직한 분투였다.
첫째, ‘타인의 세계’를 통해 ‘나’를 발견하는 인문학적 통찰이 돋보인다. 누에보 다리의 노천카페에서, 혹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속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비추어 본다. 이는 독자들에게도 타인과의 만남이 어떻게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지 깨닫게 한다.
둘째, 삶의 비극과 고통을 대하는 태도 또한 지극히 따뜻하며 성숙하다. ‘군인의 아내’라는 특수한 삶의 궤적은 때로 고립과 불안을 가져다주었지만, 저자는 이를 ‘케렌시아(안식처)’를 찾는 여정으로 승화시켰다. “상처로 남은 자리에도 결국 사람이 스며든다.”는 저자의 믿음은 독자들에게 깊은 안도감을 선사한다.
셋째, 오감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묘사와 음식에 담긴 기억의 복원이다. 배추적, 새우젓죽, 문어숙회, 첼시마켓의 랍스터 등 구체적인 사물과 음식을 통해 복원해낸 기억들은 읽는 이의 마음속에 잊고 있던 삶의 온기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 책이 도달하는 지점은 ‘사람’이다.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저자의 겸허한 고백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다정한 인내’가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 정은출판 편집부

목차
프롤로그  서로를 지나 나에게 닿는 길

part 1  타인의 문장에서 나를 읽다
(가슴이 먼저 알아본 것들 꺼지지 않는 예술혼과 만나다)
누에보 다리 옆 노천카페 / 연분홍 수첩/ 고양이가 사는 집/ 눈먼 자들의 도시를 걸으며/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사이지만 /이상하고 아름다운 케렌시아Querencia/ 그 무대는 떠났지만/
이름을 걸고

part 2  그들의 세계를 지나 나에게 닿다
(일상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살아내는 지혜와 온기를 얻다)
혼자, 맨해튼에서 보다/ 낯선 역驛 플랫폼에 오렌지빛 노을이 그득/ 창문이 되어/
아슐리안, 시간의 결을 따라/ 만만하고 깨끗한/ 수선화처럼/ 손목시계/
아래층 큰언니/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그림 앞에 서다/ 해처럼 빛나는 얼굴 

part 3  그 시간 앞에 서다
(우연히 마주친 풍경과 사람들, 낯선 길위에서 나의 삶을 바라보다)
비렁길/ 매 맞은 밥/ 속 썩은 매화/ 왜 하필 그 아이 머리였을까/ 백야, 기차 달리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My Life is Enough/ 완벽한 순환/ 시들지 않는/ 현충원, 그리고 그 드라마/
베테랑답게

part 4  흔적은 남기고 사람은 스며들다
(그 문 앞에 서서 페이지를 넘기며, 오래 외면했던 모서리를 응시하다)
바닥짐Ballast/ 모서리에 머문 한 걸음/ 손이 먼저 닿는 자리/ 그 거리만큼의 여백/ 어느 날 불쑥
내리사랑/ 예쁜 할머니/ 덤/ 천상재회天上再會

part 5  끝에 남는 건 따뜻한 장면이다
(삶의 온기가 머물던 자리 소소한 기억들로 채워지다)
물컹한 것은 문어뿐이었다/ 배추가 배추로 남아 있어서/ 새우젓죽/ 전煎/ 첼시마켓의 랍스터/
사슴이 사는 마을/ 우산雨傘/ 시공時空을 초월超越한 시대/ 열쇠 꾸러미를 든 이방인/ 배워볼 용기/
세월아, 고맙다

작가 소개
  • 작가김희재
1956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 연극에 매료되어 무대 위에서 인간의 삶을 사유하는 법을 배웠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접점에서 삶의 결을 세밀하게 살펴왔다.
1998년 『계간수필』로 등단한 이래 28년 동안 생의 이면을 문장으로 길어 올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군인의 아내로 살며 세계 곳곳의 낯선 환경을 삶의 자리로 견뎌냈고, 그 치열한 여정 속에서도 여행과 묵상을 통해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구축해 왔다.
저서로는 수필집 『죽변기행』(2011), 4인 수필집 『이상한곳에서 행복을 만나다』(2018), 여행에세이 『끝난 게 아니다』(2019)가 있다. 수필문우회 사무국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수필가협회, 화랑대문인회, 리더스에세이 이사,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수필미학작가회, 계간수필천료작가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학의 길을 걷는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출판사
정은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