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 섹수알리스』Vita Sexualis, 「성性의 생애」는 모리 오가이가 1909년 문예동인지 『스바루昴』에 연재한 자전적 장편소설이다. 철학을 직업으로 삼으면서도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는 지식인 카나이 진은, 어느 날 "당신은 성性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 단순한 질문 앞에서 그는 자신이 과연 이 문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지 곰곰이 되묻고, 유년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무서워서 담을 넘다 발목을 다친 사건, 도쿠시마의 옛 저택에서 본 하녀의 모습, 고등학교 시절 동료들과 나눈 한밤의 대화들 — 그가 되짚는 기억 속에서 한 인간의 정신이 성性과 어떻게 조우하고, 어떻게 길들여지고, 어떻게 깨어나는지가 담담한 필치로 펼쳐진다. 메이지 시대의 공론장에서 성性은 가장 깊이 감춰진 금기였다. 오가이는 이 금기를 선정적으로가 아니라, 한 지식인의 성장기라는 형식으로 정면에서 다루었다. 의사이자 육군 군의관으로서의 냉철한 관찰력과, 문학가로서의 섬세한 감수성이 결합된 이 작품은 발표 즉시 외설 논란에 휩싸여 판매 금지라는 운명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것은 역설적으로 이 작품이 지닌 힘을 증명했다. 오가이는 성性을 죄악이나 퇴폐로 다루지 않았다. 그는 성性을 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하나의 축으로 바라보았고, 유교적 훈육 속에서 자란 메이지 지식인의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기록했다. 『비타 섹수알리스』는 일본 근대문학에서 지식인의 자아 형성을 다룬 가장 솔직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카나이 진의 회상은 오가이 자신의 청년기를 투영한 것이며, 그렇기에 이 소설은 단순한 문제작을 넘어 한 시대의 정신사를 들여다보는 창이 된다. 전통과 근대, 유교적 윤리와 서양의 과학이 충돌하던 메이지라는 시대를 통과한 한 인간의 정신적 지도 —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이 작품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