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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의 깊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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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의 깊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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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용량0.4 MB이용기기
ISBN9791144300071
책 소개
바라나시의 갠지스강 앞에 선 일본인 여행자들은 같은 관광버스를 타고 왔지만 같은 구원을 찾지 않는다. 이소베는 죽은 아내가 남긴 환생의 말을 따라왔고, 기구치는 버마 전쟁의 기억을 안고 있으며, 누마다는 인간 아닌 생명에게 진 빚을 떠올린다. 미쓰코는 오래전 자신이 조롱했던 오쓰를 다시 찾는다. 『깊은 강』은 이 서로 다른 상처를 하나의 종교적 정답으로 묶지 않고, 같은 장소에 나란히 놓아 울림과 충돌을 만든다.

이 책은 엔도 슈사쿠의 마지막 장편을 ‘동서 종교의 화해’나 ‘인도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여행’으로 빠르게 요약하지 않는다. 병실, 결혼 생활, 전쟁, 유년기, 대학 시절과 신학교의 고독을 인물별 시간으로 나누어 보여 주는 군상소설의 구조를 먼저 살핀다. 이소베의 뒤늦은 사랑, 기구치의 전쟁 기억, 누마다의 생명 윤리, 미쓰코와 오쓰의 불완전한 관계가 각각 어떤 질문을 맡고 있는지 읽으며, 어느 한 인물의 말도 작품 전체의 최종 교리로 확정하지 않는다.

오쓰가 신을 ‘양파’라는 사적인 이름으로 부르고 제도 밖에서 버려진 사람 곁에 머무는 장면은 강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이 책은 그 행동을 곧바로 종교 다원주의의 모범답안으로 만들지 않는다. 1984년 인도의 정치 폭력, 관광객과 주민의 거리, 갠지스의 오염과 노동 같은 현실을 함께 놓고, 인도를 일본인 여행자의 자기 성찰을 위한 영적 배경으로 소비하는 위험을 따진다. 보편적 사랑을 말할수록 특정한 역사와 몸, 책임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는 긴장을 끝까지 유지한다.

『깊은 강』을 덮고 나면 구원이라는 단어는 처음보다 덜 간단해진다. 죽음과 전쟁의 기억은 취소되지 않고, 사랑과 믿음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다. 대신 독자는 이해하지 못한 타인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는가, 누군가의 희생을 칭송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가, 낯선 장소의 역사와 사람을 자기 감상의 배경으로 밀어내지 않는가를 묻게 된다. 감동과 불편함을 함께 붙들며 작품의 종교적 상상력과 윤리를 깊이 읽고 싶은 독자에게 필요한 해설이다.

목차
프롤로그. 한 강과 서로 다른 구원

1장. 관광버스에 실린 상처들
  1절. 병실과 기억에서 출발한 사람들
  2절. 단체 관광이 만든 우연한 공동체
  3절. 에나미와 산조 부부의 서로 다른 인도
  4절. 합류하지만 하나가 되지 않는 결말

2장. 이소베의 환생 계약
  1절. 아내의 마지막 부탁과 뒤늦은 사랑
  2절. 생활의 동반자와 인생의 동반자
  3절. 라지니를 찾는 믿지 못하는 믿음
  4절. 환생의 증명보다 남는 약속

3장. 기구치의 버마와 용서
  1절. 임팔 전선에서 끝나지 않은 전쟁
  2절. 쓰카다의 인육과 자비의 역설
  3절. 가스통의 위로와 용서의 언어
  4절. 법요가 지우지 못하는 기억의 무게

4장. 누마다의 새와 생명의 빚
  1절. 만주의 소년과 인간 아닌 친구들
  2절. 병실의 새와 대신 짊어진 죽음
  3절. 조류보호구역의 작은 의식
  4절. 인간 중심 구원을 흔드는 동물의 자리

5장. 미쓰코의 사랑 불능
  1절. 오쓰를 시험한 대학 시절의 유혹
  2절. 평범한 결혼 뒤에 남은 공허
  3절. 『테레즈 데케루』가 비추는 여성의 고독
  4절. 봉사와 여행 사이에서 시작된 자기 질문

6장. 오쓰의 양파와 교회 밖의 신
  1절. 예수를 양파라 부르는 사적인 암호
  2절. 유럽 신학교와 순종의 실패
  3절. 범신론·범재신론·종교다원주의의 경계
  4절. 버려진 사람을 짊어지는 신의 작용

7장. 미쓰코와 오쓰의 불완전한 관계
  1절. 조롱과 매혹이 함께 남은 시선
  2절. 편지 속 고독과 만나지 못한 언어
  3절. 바라나시의 재회와 엇갈린 이해
  4절. 사랑·연민·죄책감 가운데 남는 빈자리

8장. 화장터를 품은 강
  1절. 더럽지만 성스러운 물의 역설
  2절. 목욕·화장·재가 한 흐름에 놓이는 도시
  3절. 영가의 깊은 강과 갠지스의 강
  4절. 차이를 지우지 않는 포용의 상징

9장. 성모와 차문다의 겹친 얼굴
  1절. 고통을 품는 모성적 신의 계보
  2절. 마리아·차문다·갠지스의 겹친 이미지
  3절. 죽어 가는 사람 곁의 수녀들과 오쓰
  4절. 여성의 몸을 상징으로 소비하는 위험

10장. 1984년의 인도와 관광객의 눈
  1절. 인디라 간디 암살이 끼어든 여행
  2절. 암살 뒤의 반시크 폭력과 국가의 시간
  3절. 산조의 카메라와 타인의 죽음을 소비하는 시선
  4절. 일본인이 상상한 인도와 소설의 한계

11장. 번역된 신과 번역된 인도
  1절. 미쓰코·미츠코, 오쓰·오오츠의 거리
  2절. 갠지스·강가, 바라나시·베나레스·카시의 층위
  3절. 신·하느님·하나님·양파가 바꾸는 종교의 온도
  4절. 환생·윤회·전생과 불가촉천민 표기의 책임

12장. 엔도 문학의 마지막 강
  1절. 『침묵』의 진흙탕에서 갠지스까지
  2절. 병상에서 쓴 마지막 장편과 창작일기
  3절. 보편적 사랑의 성취와 종교 혼합의 위험
  4절. 하나의 구원 대신 남겨진 동행

에필로그. 강가에 남은 질문

작가 소개
  • 작가비평서가
비평서가는 문학과 비문학의 중요한 책들을 독자의 가까운 책장으로 옮겨 오는 비평·해설 프로젝트 그룹이다. 작품의 핵심 장면과 인물, 사상의 중심 주장과 시대적 쟁점을 균형 있게 짚으며, 전문적인 비평의 언어를 읽기 쉬운 문장으로 다시 구성한다. 고전과 현대의 책이 오늘의 독자에게 어떤 질문을 남기는지 차분히 이어 주는 해설서를 만든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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