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알아도 더 재미있어지는 추리소설이 있다. 『나일 강의 죽음』은 재클린과 사이먼의 공모를 알고 다시 읽을 때 총성, 피, 사라진 권총, 진주 목걸이, 바위 낙하와 후속 살인이 전혀 다른 배열로 보인다. 문제는 단서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진실이 서로 다른 이야기로 흩어져 더 큰 진실을 가린다는 데 있다.
이 책은 공개된 질투가 어떻게 가장 강력한 위장이 되는지, 나일강 유람선의 제한된 이동이 어떻게 무대와 알리바이를 동시에 만드는지 해체한다. 살롱의 목격자, 붉은 잉크, 스톨, 두 정의 권총, 짧은 빈 시간을 하나씩 맞추며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실제로는 어떻게 살인을 실행했는지 보여 준다. 동시에 상속과 횡령, 절도, 별개의 살의가 왜 단순한 가짜 단서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에서 나온 실제 사건인지 구별한다.
포와로의 해결 방식뿐 아니라 1930년대 관광객의 시선과 이집트의 배경화, 1978년 영화와 2004년 드라마, 2022년 영화가 같은 범행을 어떻게 다시 배열했는지도 살핀다. 반전을 지키는 독서가 아니라 반전을 알고도 다시 읽는 독서를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범인의 얼굴 뒤에 숨은 무대 전체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