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블루 캐슬』을 AI와 함께 우리말로 옮긴 전 과정의 기록이다. 완성된 번역문이 아니라 그 문장에 이르기까지 내린 판단과 고쳐 쓴 이력을 그대로 공개한다.
책은 열한 장이다. 앞의 세 장은 번역을 시작하기 전의 준비를 다룬다. 샘플 세 개로 톤을 고르고, 스타일 가이드에서 정해야 할 다섯 가지를 확정하고, 고전에 맞는 어휘와 문체를 정한다. 이어지는 다섯 장은 실전이다. 번역을 두 번 폐기하며 배운 것, 넘긴 원문이 완본이 아님을 발견하고 기준 원문을 다시 세운 일, 인물마다 말투를 설계한 일, 되풀이되는 톤 흔들림을 잡은 일, 마지막 챕터까지 완주한 과정을 실제 프롬프트와 AI 답변을 그대로 실어 보인다. 마지막 세 장은 번역 이후의 교정이다. 다듬기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편성하고, 초안을 원문과 전부 대조하고, 판단이 엇갈린 사례를 따로 모았다.
성공한 결과만 싣지 않았다. 지침을 늘렸더니 번역 품질이 떨어진 경우, AI가 원문에 없는 장면을 지어 채운 경우처럼 실패한 작업과 그 원인 분석을 함께 실었다. 표 31개와 도식으로 작업 절차를 정리해, 다른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번역 경험은 있으나 AI에 거리를 두어 온 번역가, 좋아하는 외국 책을 옮기고 싶었으나 외국어 앞에서 멈춘 사람, 'AI 번역서'라는 말에 책을 내려놓았던 독자를 위한 책이다. 화면 낭독기 사용자를 고려해 EPUB 3.0 접근성 전자책으로 제작했다.
이 책의 작업으로 완성된 『블루 캐슬』 번역본은 별권으로 묶여 있다.